美 재무부 장관, 바이든 '삼성 방문' 두 달 뒤 LG화학 찾은 까닭

입력 2022-07-19 16:09   수정 2022-07-19 16:22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은 19일 "한국은 반도체와 배터리 등 핵심 부품을 생산하는 공급망의 주요 역할을 하고 있다"며 "양국은 협력을 통해 공급망의 병목 현상을 해결하고 고통을 분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이 추진하는 '프렌드쇼어링(friend-shoring)'에 한국의 참여를 적극 요청한 것으로 풀이된다.

옐런 장관은 이날 서울 마곡동 LG사이언스파크를 찾아 "경제 회복력과 성장, 공급망 회복에 집중해야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옐런 장관은 지난 15~16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 후 한국에 이틀 일정으로 방문했다. 미국 재무장관의 방한은 2016년 6월 이후 6년 만이다.

전날 한국에 도착한 옐런 장관은 방한 첫 일정으로 LG사이언스파크 내 LG화학 마곡 R&D 센터 방문을 택했다. 이곳은 LG화학의 차세대 양극재와 분리막 등 연구 시설이 모여 있는 곳이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옐런 장관에게 "LG화학은 전지에 들어가는 재료를 종합적으로 만드는 회사"라며 "소재 공급망 측면에서 북미 지역의 여러 리튬 회사들과도 협력을 논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옐런 장관은 "전기차 배터리 충전에 얼마나 시간이 걸리는지", "배터리 셀 안에 양극재나 리튬이 얼마나 많이 들어가는지" 등 소재에 각별한 관심을 보였다고 LG화학 측은 전했다.


옐런 장관이 LG화학을 방문한 것은 지난 5월 조 바이든 대통령이 삼성전자 평택공장을 방문한 것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도체와 배터리라는 글로벌 공급망의 핵심 부품 분야에서 한·미 양국의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이다.

옐런 장관은 자신이 직접 제안한 개념인 프렌드쇼어링의 핵심 국가로 한국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동맹국 간 프렌드쇼어링을 도입하고 더 굳건한 경제 성장을 이루도록 해야 한다"며 "공급망을 더 강화하기 위해 주요 우방과 경제 협력을 굳건히 해야 하고, 여기에는 한국도 포함된다"고 역설했다.

옐런 장관은 프렌드쇼어링에 대해 "관계를 강화하고 공급망을 다변화하는 것을 의미한다"며 "이를 통해 한국과 미국의 가정을 물가 인상으로부터 보호하고, 지정학적·경제학적 리스크를 관리하며, 제품 생산은 원할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프렌드쇼어링이 반중(反中) 전선을 구축하는 전략의 일환이라는 의도도 숨기지 않았다. 옐런 장관은 "독재 정치를 하는 국가들은 경제에 큰 타격과 압력을 주고 있다"며 "원자재·기술과 관련해 자신의 지정학적 힘을 활용해 경제적 압력을 주는 현상을 목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중국의 경우 특정 재료와 물질의 제조 환경에서 지배적 힘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도 하고 있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불합리한 시장 질서를 도입하고 있다"며 "공급망에서 특정 세력·국가에 지배적 권한이 넘어가는 것을 예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옐런 장관은 "중국과 같은 독단적 국가들이 특정 제품과 물질에 대해 독단적으로 지배적 지위를 확보하는 것을 막고자 한다"며 "미국과 한국은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 지역을 만들고자 하는 공통적 목표를 갖고 있다"고도 했다. 그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에너지 시장의 변동성을 거론하면서 러시아산 원유 가격상한제 도입 필요성도 제기했다.


옐런 장관의 방한으로 기대를 모은 한·미 간 통화스와프와 관련, 논의 계획 여부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다만 이날 윤석열 대통령과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를 잇따라 만나 관련 협의가 있었을 것이란 추측이 나왔다. 옐런 장관은 이효진 8퍼센트 대표, 이혜민 핀다 대표, 이지혜 에임 대표 등 여성 스타트업 창업자 등과 오찬을 갖고, 한은 여성 직원들과 간담회를 갖는 등 한국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 확대에 관심을 보였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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