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퇴양난' 중국, 7월 기준금리도 동결…리커창 "성장률 낮아도 용납"

입력 2022-07-20 11:57   수정 2022-08-19 00:01


중국이 6월에 이어 7월에도 사실상의 기준금리인 대출우대금리(LPR)를 동결했다. 리커창 중국 총리는 "고용이 충분하고 물가가 안정되면 성장률이 낮아도 된다"고 발언해 올해 연간 목표인 경제성장률 5.5%가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을 사실상 인정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7월 1년 만기 LPR이 연 3.7%, 5년 만기가 연 4.45%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LPR은 시중 18개 은행의 최우량 고객 대상 대출금리의 평균치다. 실제로는 인민은행이 각종 정책 수단으로 결정한다. 1년 만기는 일반 대출, 5년 만기는 주택담보대출의 기준이다.

인민은행은 1년 만기 LPR을 작년 12월과 올 1월 연속으로 내린 이후 2월부터 6개월 연속 동결했다. 5년 만기 LPR은 지난 5월 부동산시장 진작 차원에서 비교적 큰 0.15%포인트 인하했다.

인민은행은 지난 15일 LPR에 직접 영향을 끼치는 1년 만기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금리를 연 2.85%로 동결해 기준금리도 동결할 방침임을 시사했다. 시장에서도 경기 침체와 물가 상승 우려가 겹쳐 금리를 내리지도 올리지도 못하는 '진퇴양난'에 빠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중국의 2분기 경제성장률은 0.4%로 코로나19 초기인 2020년 1분기(-6.8%) 이후 최저로 떨어졌다. 주된 원인인 부동산시장 침체와 코로나19 통제는 하반기 들어서도 지속되고 있다. 최근 코로나19 신규 감염자는 17일 510명, 18일 699명, 19일 935명 등으로 빠르게 늘고 있다. 19일 기준 31개 성·시 가운데 16개 지역에서 감염자가 발생했다. 베이징의 관문인 항구도시 톈진, 기술허브 선전 등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하면서 경제 타격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하지만 미국이 기준금리를 계속 올리는 상황에서 중국이 내리면 두 나라 간 금리 차이가 축소되면서 외국인 자본이 더 빠르게 빠져나갈 수 있다. 돼지고기를 중심으로 소비자물가도 오르는 추세라는 점도 금리를 내리기 어려운 요인으로 꼽힌다. 인민은행은 이달 들어 7일물 환매조건부채권을 활용한 공개시장운영을 통해 시중 유동성을 4000억위안(약 77조원)가량 흡수하기도 했다.

최근 들어 중국 당국은 성장을 위해 장기적으로 후유증을 남길 수 있는 무리한 부양책을 쓰진 않을 것이란 메시지를 내놓고 있다. 리커창 중국 총리는 19일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주최 글로벌 비즈니스 리더와의 화상대화에서 "고용이 상대적으로 충분하고 가계소득이 증가하고 물가가 안정적이라면 성장률이 다소 높거나 낮아도 용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리 총리의 발언은 올해 성장률 목표 달성이 어려움을 인정한 동시에, 시진핑 국가주석의 3연임을 결정할 올가을 공산당 20차 당대회를 앞두고 경제 상황에 대한 비판과 동요를 관리하기 위한 '완충 장치'를 마련하려는 시도로도 풀이된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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