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휘발유 재고가 늘어났다는 소식에 20일 서부텍사스원유(WTI) 선물 가격이 하락했다. 국제 유가의 기준인 브렌트유 가격도 떨어졌다.
이날 WTI 선물(8월물 기준) 가격은 전 장보다 1.88%(1.96달러) 떨어진 배럴당 102.26달러로 마감했다. 4거래일 만의 하락이다. WTI 8월물은 이날로 만기를 맞았다. 새로 근월물이 되는 WTI 9월물 가격은 전 장보다 0.85%(86센트) 떨어진 배럴당 99.88달러로 마쳤다.
이날 WTI 선물 가격이 하락한 이유는 미국의 주간 원유 및 휘발유 재고 때문이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 주(9일~15일)의 주간 원유재고는 직전 주에 비해 44만5000배럴 줄어든 4억2660만여배럴로 집계됐다. 그러나 시장의 관심은 원유재고보다 휘발유재고에 더 쏠렸다. 지난주 미국의 휘발유 재고는 약 350만배럴 늘어났다. 시장은 지난주 휘발유 재고가 20만배럴 가량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했는데 실제 공개된 숫자는 이를 훌쩍 뛰어넘었다. 휘발유 재고가 늘어났다는 것은 수요 감소를 뜻한다.
CIBC 프라이빗웰스 매니지먼트의 레베카 바빈 선임 트레이더는 “최근 시장에서의 거래량 등이 줄면서 시장의 주요 참가자들은 더 확실한 데이터를 확보하기 전까지 방관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최근 국제 유가는 달러 가치 동향,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들과 비(非) OPEC 회원국들로 이뤄진 협의체 OPEC+의 증산 여력 등에 영향을 받고 있다.
브렌트유 선물(9월물) 가격은 전 장보다 43센트 떨어진 배럴당 106.92달러로 마감했다.
한편 알렉산드르 노바크 러시아 부총리는 같은 날 러시아 관영 인테르팍스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서방이 러시아산 원유에 가격상한제를 적용할 경우 원유 수출 자체를 중단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그는 “상한 가격이 생산비용보다 낮다면 러시아는 세계에 원유를 공급하는 걸 보장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