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美에 '260조' 천문학적 투자…반도체팹 11곳 신설

입력 2022-07-22 08:15   수정 2022-07-22 16:17


삼성전자가 앞으로 20년 간 미국 텍사스주에 반도체 공장 11곳을 신설하는 중장기 계획을 실현하기 위해 약 2000억 달러(한화 약 263조원)의 천문학적인 금액을 쏟아부을 것으로 예상된다.

21일(현지시간) 미국 경제전문 매체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같은 삼성전자의 계획은 텍사스주 감사관실에 제출한 세제 혜택 신청서를 통해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신청서에서 텍사스주 오스틴에 2곳, 테일러에 9곳의 반도체 생산공장을 새로 짓는 방안을 제시했다고 WSJ와 지역 매체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삼성전자는 이미 오스틴에 반도체 공장 2곳을 운영 중이며 테일러에도 170억달러를 들여 대규모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을 새로 짓고 있다.

이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테일러 신공장 9곳에 1676억달러(약 220조4000억원)를, 오스틴 신공장 2곳에 245억달러(약 32조2000억원)를 각각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신청서에 적어냈다.

총 1921억달러(약 252조6000억원)를 투자해 1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구상이다. 이 가운데 일부는 오는 2034년께 완공돼 가동에 들어가고, 나머지는 이후 10년에 걸쳐 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삼성전자는 설명했다.


삼성전자가 이같은 구상을 밝힌 것은 텍사스주의 세금 감면 프로그램 '챕터 313' 인센티브를 적용받을 수 있어서다. 챕터 313은 텍사스주 내에 설비 투자를 한 기업에 최대 10년간 재산 증가분에 대한 세금을 면제하고 자금을 지원하는 인센티브 제도다.

이 혜택은 올해 말에 소멸되고, 텍사스 내 기업들은 지난달까지만 인센티브 적용을 신청할 수 있었다. 이에 세제 혜택 만료를 앞두고 삼성전자는 향후 투자에 대한 인센티브를 미리 확보하려는 차원에서 텍사스 주에 이를 요청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 외에 네덜란드 NXP와 미국 텍사스인스트루먼트 등 다른 반도체 기업들도 챕터 313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텍사스주 감사관실은 공지했다.

그레그 애벗 텍사스주지사는 성명을 내고 환영의 뜻을 보였다. 애벗 주지사는 "새 공장들은 텍사스가 반도체 산업에서 미국의 리더 자리를 공고히 할 수 있게 만들 것"이라면서 "투자를 늘린 데 대해 삼성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다만 삼성전자 측은 이는 미국 사업 확장의 실행가능성을 평가하기 위한 중장기 구상일 뿐, 아직 구체적 계획은 아직 없다고 WSJ에 설명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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