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21일(현지시간) 원유수요 둔화 전망으로 크게 하락했다. 이날 유럽중앙은행(ECB)가 11년 만에 기준금리를 0.5%포인트나 인상하는 빅스텝을 단행한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경기침체 우려가 더 커졌다는 판단에서다. 전날 미국 휘발유 재고가 늘어났다는 발표도 하락세를 계속 부추겼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새로운 근월물이 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9월물 가격은 전거래일보다 3.53%(3.53달러) 하락한 배럴당 96.35달러로 장 마감했다. 장중 한때 무려 5.3%까지 급락하기도 했다. 종가 기준 지난 14일 이후 최저치로 4거래일 만에 다시 배럴당 100달러 밑으로 떨어지게 됐다.
런던ICE거래소에서 북해산브렌트유 9월물은 전장보다 3.06달러(2.09%) 떨어진 배럴당 103.86달러로 집계됐다. 브렌트유 종가도 지난 15일 이후 최저치다.
국제유가가 하락한 것은 글로벌 긴축 정책 영향으로 원유 수요 둔화에 대한 우려가 다시 불거졌기 때문이다. 특히 ECB이 예상보다 큰 폭인 0.5%포인트 금리 인상에 나선 게 글로벌 경기 위축 전망을 키웠다. 앞서 캐나다중앙은행도 금리 인상폭을 1%포인트로 확대했다.
미국 중앙은행(Fed)도 다음 주 기준금리를 최소 0.75%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 재확산세도 경기 전망을 암울하게 만들었다. 최근 들어 중국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두 달만에 최대 폭으로 증가하고, 일본에서도 확진자가 사상 최고치로 20만명 가까이 늘어나고 있다.
전날 발표된 미국의 휘발유 재고가 예상보다 많은 것으로 나오면서 미국의 원유 수요가 둔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계속됐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미국의 지난주 휘발유 재고가 350만 배럴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40만 배럴 증가에 그칠 것이라던 시장 예상을 웃돌았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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