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현대차그룹의 아이오닉5와 EV6가 돌풍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상반기 현지 전기차 시장 점유율 2위까지 오르면서 압도적 점유율 1위 테슬라를 맹추격하고 있다.
24일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자료에 따르면 현대·기아차의 올 1분기 미국 전기차 시장 점유율은 4%에서 9%로 2배 이상 늘어 2위까지 치고 올라갔다. 현대·기아차 뒤로 포드(4%), 폭스바겐(4%), 르노-닛산(3%) 등이 자리했다. 1위는 전체 전기차 점유율 76%를 차지한 테슬라다.
신차 효과가 어느정도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성지영 ESG·기업금융연구실 수석연구원은 "지난해 하반기 미국에서 EV6 신차를 출시했고, 미국 내 아이오닉5 판매 호조 등으로 시장점유율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면서도 "일부에서는 경쟁사(GM)의 생산차질에 따른 일회성 반사이익이 결합된 결과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외신도 현대·기아차의 전기차 돌풍에 주목했다. 블룸버그는 "테슬라가 더 많은 차량을 판매하고는 있으나 현대차·기아가 몇 달 만에 기록한 판매고 수준까지 가는 데 10년이 걸렸다"며 "모든 시선은 현대 아이오닉5와 기아 EV6에 쏠려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경제매체 CNBC도 올해 시장에서 가장 큰 인기를 끌 것으로 기대되는 전기차로 아이오닉5를 꼽았다. CNBC는 "테슬라가 쥐고 있는 전기차 패권에도 도전할 수 있다"고 의미 부여하기도 했다.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현대·기아차가 테슬라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또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을 통해 "현대차가 잘하고 있다(Hyundai is doing pretty well)"고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현대차그룹은 55억달러를 들여 미국 조지아주에 전기차 전용 공장과 배터리셀 공장 등 전기차 생산 거점을 신설한다. 연산 30만대 규모의 전용 전기차 전용공장이 지어지는 것이다.
서강현 현대차 기획재경본부장(부사장)은 올해 2분기 실적 발표 이후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5월 바이든 대통령 방한 이후 현대차그룹은 미국 전기차 전용 공장 신설 및 조인트벤처(JV)를 통해 6조30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며 "양해각서(MOU) 체결 이후 구체적 투자를 검토 중"이라고 했다.
그는 "전동화·로보틱스·도심항공교통(UAM)·자율주행 등 미국에 5조6000억원을 추가로 투자할 계획이다. 현대차의 분담 규모는 신사업 전략과 연계해 구체화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구자용 현대차 IR담당 전무는 컨퍼런스콜에서 "10월부터는 알라바마 공장에서 싼타페 HEV 등을 생산해 친환경차 수요에 대응하도록 준비중"이라며 "아이오닉5에 이어 아이오닉6·7 판매를 준비하고 제네시스 EV 신규라인업도 투입해 미국 전기차 시장을 선도하겠다"고 강조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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