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쌓여 가는 명함에 대한 고민을 단번에 사라지게 한 앱이 있다. 2014년 서비스를 시작한 명함 관리 앱 ‘리멤버’(회사명 드라마앤컴퍼니)다. 지금까지 3억 장 이상의 명함이 리멤버 앱에 입력됐다. 지상에서 30㎞ 이상 되는 높이라고 한다.
리멤버는 직장인 프로필 정보를 바탕으로 최근 사업 다각화에 나서고 있다. 경력직 채용을 도와주는 ‘리멤버 채용 솔루션’ 사업을 적극적으로 키우고 있다. 각 분야의 전문가들을 연결해주는 서비스도 강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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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수기 입력 비중이 미미하다. 2년 전부터 온라인 입력 방식을 주로 활용하고 있어서다. 이미 쌓인 데이터가 많아 자동으로 입력되는 게 95% 이상이다. 과거 입력한 것과 똑같은 명함이라고 인식되면 다시 사람이 확인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최근 리멤버의 명함 입력 속도가 매우 빨라진 건 데이터의 힘이다. 리멤버는 궁극적으로는 처음 입력하는 명함도 자동 입력 시스템으로 구현하려 하고 있다.
개인정보 보호에도 신경을 쓴다. 명함 입력 방식을 한 사람이 모든 것을 입력하지 않고, 쪼개서 입력하는 게 대표적 사례다. 예컨대 이름은 A가, 전화번호는 B가, 이메일 주소 앞부분과 뒷부분은 C와 D가 입력하게 하는 방식이다. 그러면 어떤 사람 정보인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장난을 친다거나 개인정보가 유출될 염려가 줄어든다.
사업 확장의 핵심은 데이터다. 현재 리멤버에 자신의 프로필을 등록한 이용자가 100만 명 이상이다. 기업들이 리멤버 채용 솔루션을 이용하면 국내 직장인 100만 명의 프로필 정보를 살펴볼 수 있게 된 셈이다. 최 대표는 “리멤버의 채용 솔루션을 이용하면 프로필을 등록한 사람에게 메시지도 보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같은 회사 사람들끼리 이직 때문에 낯을 붉힐 일은 없다는 게 리멤버의 설명이다. 같은 회사 사람들은 정보를 열람할 수 없게 해놨기 때문이다. 이용자가 전 직장 등 정보를 공개하고 싶지 않을 땐 회사를 선택해 정보를 막아놓을 수도 있다.
리멤버에 따르면 누적 경력 채용 제안 건수가 200만 건을 넘었다. 기업에서 가장 수요가 많은 ‘5~8년 차’ 인재 한 명이 리멤버를 통해 받는 평균 스카우트 제안 건수는 12건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개발자 채용에 적극적인 스타트업은 물론이고 대기업들도 수십 개씩 계정을 구매해 경력직 채용에 활용한다.
리멤버는 그동안 제대로 된 수익 모델이 없다는 지적을 받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채용 시장에서 돈 버는 구조를 구축해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리멤버는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채용 솔루션에서 매출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리멤버는 요즘 ‘배너 광고’ 사업에도 힘쓰고 있다. 역시 데이터가 힘이 되고 있다. 비즈니스 프로필에 맞춤형 광고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사무용 가구를 판매하는 퍼시스가 총무 담당자들에게 맞춤형으로 광고를 할 수 있다.
최근엔 사업 다각화를 위해 추가 인수합병(M&A)을 고려하고 있다. 업계에선 인적자원(HR) 솔루션을 개발하는 회사를 인수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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