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심할수록 높은 물가가 임금 상승을 부추기고, 오른 임금이 물가를 더 자극하는 이른바 '물가-임금 상호작용'이 강화된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 조사국 물가동향팀이 25일 발표한 '우리나라의 물가-임금 관계 점검' 보고서에 따르면 물가와 임금 간 시차를 두고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물가가 10% 안팎에 머물고, 임금 상승률이 높았던 1990년대 임금 상승이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파급효과가 컸다. 반면 물가 상승률이 2%대였던 2000년대에는 임금 상승이 물가에 주는 영향은 거의 없었다.
임금 상승은 약 1년가량 지난 뒤 인건비 비중이 높은 개인 서비스 부문 중심으로 물가에 반영됐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포인트 높아지면 임금 상승률은 4분기 이후 0.3~0.4%포인트 오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금 상승률이 1%포인트 오르면 개인 서비스 물가는 4~6분기 이후 0.2%포인트 높아졌다.
보고서는 "고(高)인플레이션 국면에서 물가-임금 간 상호작용이 강하게 나타나는 경향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최근과 같이 물가 오름세가 크게 높아진 상황에서는 기대인플레이션이 불안해질 경우 물가-임금 간 상호작용이 강화되면서 고물가 상황이 고착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를 선제적으로 방지하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정책 대응을 통해 인플레이션 기대심리의 확산을 억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번 연구는 한은 조사국 물가동향팀의 김정성 차장, 임웅지·오강현 과장, 최열매·김윤경·이재진 조사역이 수행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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