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번지자 25일 국고채(국채) 금리가 일제히 내림세를 보였다. 시장의 지표 금리인 3년 만기 국채는 이달 들어 8% 넘게 빠졌다. 이날 30년 만기 국채는 한때 15% 이상 급락하는 '이상 거래'도 포착됐다.
이날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채는 전날보다 0.065%포인트 내린 연 3.153%로 거래를 마쳤다. 5년 만기 국채는 0.074%포인트 하락한 연 3.225%, 10년 만기 국채는 0.091%포인트 내린 연 3.211%를 각각 기록했다. 초장기물인 30년 만기 국채는 0.074%포인트 내린 연 3.085%로 마감했다.
국채 금리가 일제히 하락세를 보인 것은 지난 21일(현지시간) 유럽중앙은행(ECB)이 시장 예상과 달리 '빅스텝'(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인상) 단행한 뒤 유럽발(發)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이 지난달 자이언트스텝(0.75%포인트 인상)을 밟고 제기된 경기 침체론의 연장선상이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유럽은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에너지 위기에 남유럽 재정위기 가능성까지 겹치면서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더해지고 있다"며 "미국과 유럽 국채 모두 일제히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3년 만기 국채는 이달 초(연 3.439%)와 비교하면 8.3%나 하락했다. 일반적으로 국채 금리가 내리면 시장 참여자들이 향후 경기 침체 가능성을 높이 본다고 평가한다.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동결하거나 내릴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현재의 기준금리 기준으로 발행된 국채의 가격은 오른다(금리 하락). 안전자산인 국채 수요가 커지는 것이다.
장단기 금리 역전도 지속되고 있다. 채권은 만기가 길수록 금리가 높은 게 정상이다. 하지만 이날 3년 만기 국채(연 3.153%)와 30년 만기 국채(3.085%)는 지난달 8일 이후 역전이 이어졌다. 만기가 긴 채권이 짧은 채권보다 금리가 낮으면 시장에서 장기적으로 경기가 침체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는 뜻이다.
이날 채권시장에서는 초장기물인 30년 만기 국채가 연 2.679%에 거래되기도 했다. 이는 전 거래일 대비 15.2%나 하락한 거래였다. 채권시장 관계자는 "딜 미스(deal miss·거래 실수)로 추정된다"며 "채권은 호가로 거래되기 때문에 이례적이지만 드문 일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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