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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 따라잡기
"역사적인 기준금리 인하 전제 조건의 충족 조짐 없어"
"손실 확정해 이익 못 늘리는 투자금 줄여라"
최근 주식시장 반등의 배경 중 하나인 ‘미국 중앙은행(연방준비제도·Fed)이 내년엔 기준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전망이 섣부르다는 분석이 나왔다.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의 정점 가능성, 고용 지표의 둔화 등 내년 금리 인하 전망의 근거는 있지만, Fed가 “물가를 잡았다”고 선언하기에는 부족하다는 것이다.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최근 내놓은 주간보고서를 통해 역사적으로 나타난 Fed의 기준금리 인하를 위한 전제조건인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상승률보다 높은 기준금리 △미 국채 3개월물 금리의 10년물 금리 추월 등과 현재 상황은 거리가 멀다고 밝혔다.
"PCE물가 상승률 여전히 기준금리 보다 높다"
우선 모건스탠리는 “Fed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끝나는 오는 28일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한다고 가정해도 근원 PCE 상승률이 여전히 2.5%포인트 이상 높다”고 지적했다.
근원 PCE는 물가 변동폭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품목들을 측정한 지표로, 5월에는 전년 동월 대비 4.7% 상승했다. 오는 29일 발표될 6월 근원 PCE 상승률에 대한 전문가 예상치도 4.7%로, 현재 미국 기준금리의 상단인 1.75%보다 2.95%포인트 높다.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의 정점이 나타나는 게 Fed의 태도를 바꿀 수 있는지를 계산해볼 필요가 있다고 모건스탠리는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국 CPI의 전월 대비 0% 상승해 고점을 나타내더라도 전년 동월 대비 인플레이션 지표를 5% 이하로 낮추려면 8개월 연속 전월 대비 물가가 오르지 않거나 완전한 디플레이션(물가 하락)까지 필요할 것이라는 독립조사기관 스트라테가스(Strategas Research Partners)의 분석을 전했다.
또 모건스탠리는 “미국 기준금리가 고점을 찍으면 대개 미 국채 3개월물과 10년물 금리의 강한 역전이 동반된다”면서 “현재 두 채권 사이의 수익률 곡선이 평탄해지고 있지만, 여전히 장기(10년물) 금리가 0.35%포인트 정도 높아 긴축의 종료가 임박했다는 징후가 보이지는 않는다”고 평가했다.
"내년 실적 전망도 지나치게 낙관적"
미국 기준금리가 내년부터는 내려갈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최근 반등장을 설명하기 위해 제시된 ‘모든 나쁜 소식이 가격에 반영됐다”는 논리에 대해서도 모건스탠리는 회의적인 반응을 내놨다. 공매도 수익률이 높았던 종목과 최근 가장 크게 상승한 종목이 겹쳤기에, 최근 반등의 배경에서 숏커버링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하다는 것이다. 숏커버링이란 주식을 빌려 공매도한 뒤, 대주(빌린 주식)를 갚기 위해 다시 주식을 사들이는 걸 말한다.
내년 기업 실적에 대한 전망치 역시 부풀려졌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모건스탠리는 “선물시장이 시사하는 대로 Fed가 내년 초 금리를 인하한다 해도, 현재 전망되는 것처럼 기업 실적이 올해 대비 8% 성장한다는 데 대해 회의적”이라며 “(내년 초 금리를 인하하는) 급격한 Fed의 정책 변경은 아마도 실물경기 둔화와 실업률의 급상승과 함께 시작될 것인데, 둘 다 기업 이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최근 반등의 근거로 꼽히는 전망이 섣부르다고 판단한 데 따라 모건스탠리는 “절세를 위한 손절매를 고려해 보라. 새로운 손실을 확정해 이익이 늘지 못하는 투자금을 줄이기 바란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금융, 에너지, 의료 등의 업종에서 현금 흐름이 좋고 수익률이 평균 이상이며 합리적인 가격선에서 성장하는 종목을 찾으라”고 덧붙였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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