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영경 금통위원 "금리인상 필요…스태그플레이션 등 리스크 요인 점검해야"

입력 2022-07-27 14:58   수정 2022-07-27 15:13

서영경 한국은행(한은)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은 27일 "당분간 금리 인상 기조가 필요하다"면서도 "스태그플레이션(물가 상승 속 경기 침체)과 같은 통화정책 리스크 요인 등은 다양하게 점검해야 한다"고 밝혔다.

서 위원은 이날 오후 한은금요강좌 기념 특강에서 "최근의 금리인상에도 불구하고 기대인플레이션으로 도출한 실질장기금리가 중립 수준을 하회하는 것으로 추정돼 당분간 인상 기조를 이어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근 기준금리를 잇따라 인상한 배경에 대해선 "기대인플레이션을 낮추는 효과가 고물가 국면에서 뚜렷하게 나타나고, 금리 인상의 물가 파급 시차가 수개월에 이르는 점을 감안했다"고 설명했다.

금통위는 지난 8월부터 이달까지 6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1.75%포인트 올렸다. 0.5%였던 기준금리는 현재 2.25% 수준이다. 다만 금리인상 속도에 대해선 "경기나 물가 전망 등을 다양하게 점검하면서 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리스크 요인으로 △스태그플레이션 △채무상환 부담 증가 △재정적자를 꼽았다.

우선 성장의 경우, 실증 분석 결과 기준금리가 1.75%포인트 오르면 연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0.4%포인트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또 최근 글로벌 공급망 차질과 맞물려 금리 상승, 환율 절하 등으로 생산 비용이 큰 폭으로 증가하는 점과 미국 중국 등 주요 수출 대상국의 경기 둔화로 우리나라 수출 여건이 악화할 수 있다고 제시했다.

서 위원은 "이외에도 감염병 재확산 등으로 올해 하반기 이후 경기 전망의 불확실성이 커졌다"면서 "빠른 금리 인상이 성장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금리 상승의 위험 요인으로 스태그플레이션 외에도 국내 변동금리 대출의 높은 비중에 따른 이자 부담 증가, 고령화와 저금리 기조 종식이 맞물린 데 따른 재정 지출 증가 등을 들었다.

당분간은 통화정책을 물가안정에 중점을 둬야 한다고 재차 강조하며 현재로선 '긴축'을 중단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 인플레이션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기대인플레이션이 안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통화정책 긴축을 중단할 경우 추후 더 큰 폭의 금리 인상과 성장 손실이 불가피하다는 역사적 경험도 참고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향후 금리 인상 속도는 물가상승률이 점차 안정될 것이라는 전망 등에 근거해 점진적으로 가는 게 바람직하다"면서도 "물가 상승 압력과 성장 하방 압력이 동시에 나타나며 성장과 물가 간 트레이드오프(상쇄) 관계가 심화한다면 정책 결정에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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