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과 공급망 이슈 등 국내외 갖은 악재를 뚫고 지난 2분기 선방한 실적을 기록했다. 핵심 사업인 반도체 부문과 환율 효과 등이 전체 실적을 뒷받침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이 77조2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25% 증가했다고 28일 공시했다. 영업이익은 14조1000억원, 순이익은 11조1000억원으로 각각 12.18%, 15.20% 늘었다.
매출은 지난해 3분기부터 지속 됐던 신기록 행진(73조9800억원→76조5700억원→77조7800억원)은 멈췄지만, 2분기 기준으로 역대 최대 매출을 거뒀다. 영업이익은 역대 2분기 실적 가운데 2018년 2분기(14조8700억원)에 이어 두번째로 많았다.
핵심 사업인 반도체 부문(DS)은 2분기 매출 28조500억원, 영업익 9조9800억원을 기록했다. 메모리는 데이터센터 등 서버 수요에 적극 대응하고, 수익성 위주의 판매 전략으로 실적이 개선됐다. 시스템 반도체는 대량판매와 디스플레이 구동칩(DDI) 판매 확대 및 글로벌 고객사 공급 확대 등으로 역대 최고 분기 매출을 경신했다.
디스플레이(SDC) 부문은 2분기 매출 7조7100억원, 영업이익 1조600억원으로 집계됐다. 스마트폰 비수기에도 주요 고객 플래그십 모델 수요가 지속되며 2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다만 대형 패널은 퀀텀닷(QD) 디스플레이 초기 비용과 액정표시장치(LCD) 판가 하락 등으로 실적이 둔화됐다.
가전과 모바일 부문인 디바이스 경험(DX) 매출은 44조4600억원, 영업이익 3조200억원을 거뒀다. 전년 동기보다 실적은 개선됐지만 원가 상승과 환율 영향으로 전분기보다는 실적이 감소했다. 반도체와 달리 완제품 사업은 현지화로 결제해 달러 강세가 부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모바일 경험(MX) 부문은 원가 상승과 부정적 환영향을 받았지만, 네트워크는 수주된 사업을 안정적으로 진행하면서 전분기 대비 매출이 소폭 증가했다. 영상디스플레이는 글로벌 TV 수요 둔화에 따른 매출 감소와 판매 비용 증가 등으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생활가전은 원가 부담 상황이 지속되며 영업이익은 줄었으나, 비스포크 글로벌 확산과 에어컨 성수기 진입으로 지난 분기에 이어 최대 분기 매출을 기록했다.
하반기 DS부문은 고부가·고용량 중심 포트폴리오를 운영하고, 첨단 공정과 신규 응용처 확대에 주력할 계획이다. 메모리 반도체는 서버 수요는 지속되고 있지만 모바일과 PC 수요 위축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고부가가치·고용량 중심의 사업 운영에 나선다. 파운드리는 게이트 올 어라운드(GAA) 2세대 공정 개발에 집중하는 등 기술 경쟁력을 강화한다. 디스플레이는 중소형 패널의 경우 스마트폰 신모델 출시와 전장, 게임 등 신규 응용처 확대로 하반기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 대형 패널은 LCD 생산 종료로 리스크가 줄고, QD-OLED를 중심으로 한 수요 증가가 실적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했다.
MX 부문은 갤럭시 노트 이상 고급 제품 판매와 웨어러블 신제품 판매를 늘려나갈 계획이다. 네트워크는 주요 해외 사업 확대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국내 5세대 이동통신(5G)망 증설에 적기 대응할 예정이다. 영상 디스플레이는 수요 불확실성이 예상되지만, 성수기 프리미엄 시장 선점에 나서고, 생활가전 역시 고급 제품 판매 확대로 수익성 개선에 주력할 방침이다.
삼성전자의 2분기 시설투자는 12조3000억원으로 DS부문 10조9000억원, 삼성디스플레이 8000억원 수준이다. 메모리 반도체는 수요 증가에 대비해 평택 3기 인프라 투자와 화성·평택·시안 증설과 공정 전환을 중심으로 투자가 집행됐다. 파운드리는 5㎚(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이하 첨단공정 생산능력을 확대했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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