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의 텔레그램 메시지가 노출된 것을 두고 "안 좋은 시기에 안 좋은 실수가 나왔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윤 대통령과의 대화가 담긴 휴대전화 화면을 노출한 권성동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를 겨냥해선 "본회의장 내부에서 개인적인 어떤 통화나 문자를 보는 것 자체를 적절하다고 보지 않는다"고 했다.
안 의원은 29일 BBS 라디오 인터뷰에서 "국민 고통이 굉장히 커지는 상황이고, 정치권은 민생 문제 해결에 집중해야 할 때"라며 "안 좋은 시기에 안 좋은 실수가 나왔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그는 "이렇게 민생에 힘을 모아야 할 때 더 이상 소음은 없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 의원은 이 대표가 윤 대통령의 메시지가 보도되자 '양두구육(羊頭狗肉)'이라는 사자성어를 언급하면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에 대해선 "사실 이게 어느 한쪽에서 일방적으로 잘못해 억울한 피해가 생기는 구도가 아니고, 서로 각자 잘못하는 것이 반복되면서 나타난 현상"이라며 "'똑같은 놈들'이라는 과격한 표현을 쓰시는 분들도 계실 정도로 정치권에 대한 국민들의 실망이 굉장히 크다"고 했다.
안 의원은 '이 대표에 대한 토사구팽(兎死狗烹)이 이번 윤 대통령 문자에 그대로 드러났다는 시각도 있다'는 진행자의 질문에 "저는 핵심은 경찰 조사 결과에 있을 거라고 본다"며 "성 상납이나 무마 의혹이 사실로 밝혀지면 이 대표의 복귀는 불가능하게 될 것이고, 만약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면 이준석이라는 정치인의 미래를 위해 지혜를 모아 해결책을 찾아내는 게 책임 있는 정부 여당의 모습 아니겠냐"고 했다.
'권성동 원내대표의 직무대행 체제에 대한 당내 우려도 높아가는 분위기'라는 진행자의 말에는 "저도 참 답답하지만, 이 대표의 의혹이 해소될 때까지는 직무 대행 체제로 갈 수밖에 없다"며 "당헌도 국가에서의 헌법과 같은 것이기 때문에 이에 따라 직무 대행 체제로 돼 있고 의원총회에서 결의한 것이다. 당 대표 의혹이 해소될 때까지는 기다리는 수밖에 없지 않냐"고 했다.
'권 대행이 의도적으로 문자를 노출했다는 추측도 있다'는 진행자의 말에는 "사람 마음은 모르겠지만, 저는 의도적으로 노출했다고 보진 않는다. 제 원칙 중 하나가 본회의장에서 절대 전화를 받지 않는 것"이라며 "저는 본회의장 내부에서 개인적인 어떤 통화나 문자를 보는 것 자체를 적절하다고 보지 않는다"고 했다.
이 대표와 '윤핵관'(윤 대통령 핵심 관계자) 이철규 의원이 설전을 벌인 것에 대해선 "여당 입장에서 굉장히 좋아 보이지 않는다. 저도 내부 구성원으로서 그런데, 국민들은 더 하시지 않겠냐"며 "서로 얼굴 맞대고 이야기해서 해결할 수 있는 것인데, 온라인상에서 서로 포화를 주고받는 이런 모습은 저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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