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대만평화 수호"…시진핑 "불장난 말라"

입력 2022-07-29 15:54   수정 2022-07-30 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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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이 대만 문제를 둘러싸고 또다시 충돌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28일(현지시간) 2시간 넘게 전화통화를 하며 양국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통화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대만 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훼손하는 일방적인 현상 변경 시도를 강력 반대한다”고 했다. 이에 시 주석은 “불장난하면 반드시 불에 타 죽는다”고 맞받아쳤다. 양국 정상의 다섯 번째 전화 회담이었지만 각종 현안에 대해 이견만 재확인한 사실상 ‘빈손 회담’이었다는 평가다.
또 “불장난” 언급한 中

백악관에 따르면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시 주석과의 전화 통화에서 “미국은 대만 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훼손하는 일방적인 현상 변경 시도를 강력 반대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중국의 대만 침공 시나리오 등 무력 행위 가능성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경고다.

이에 시 주석은 ‘불장난’이란 단어로 강하게 맞받아쳤다. 그는 “우리는 대만 독립과 분열, 외부세력의 간섭을 결연히 반대한다”며 “중국의 국가 주권과 영토의 완전성을 결연히 수호하는 것은 14억여 명 중국 인민의 확고한 의지”라고 답했다. 이어 “불장난하면 반드시 불에 타 죽는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작년 11월 바이든 대통령과 진행한 영상 정상회담에서도 불장난이란 표현을 사용했다. 두 정상의 회담은 2시간17분간 진행됐다.

이날 두 정상은 최근 양국 간 긴장을 고조시킨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문제에 대해서는 논의하지 않았다. 29일부터 아시아 순방길에 오르는 펠로시 하원의장은 하원 외교위원장 등에게 대만 방문 동행을 요청하는 등 강행 의지를 보여왔다. 중국은 이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며 군사적 대응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이 문제를 두고 미국 내에서는 신중론과 ‘중국의 반대에 물러서선 안 된다’는 강경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펠로시 의장의 일정표상 대만 방문은 현재까지 ‘잠정’으로 기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 현안에서도 입장차
미·중 정상은 양국의 경제 현안에 대해서도 관점 차이를 보이며 대립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의 대중 관세와 관련해 ‘미국 노동자와 가정에 악영향을 주는 중국의 불공정한 경제 관행’이란 표현으로 우려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직접적으로 대중 관세 인하 여부는 논의하지 않았다고 백악관 관계자는 전했다.

이날 미 의회를 통과한 반도체 및 첨단기술 지원 법안에 대한 의견도 주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시 주석은 “중·미는 글로벌 공급망 안정을 지키기 위해 거시경제 정책 등 중대한 문제에 대해 소통을 유지해야 한다”며 “중국을 전략적 경쟁 대상이라거나 최우선 경쟁자로 규정하는 시각은 잘못됐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한 러시아 제재 동참 필요성에 대해서도 논의했으나 입장 차만 확인한 것으로 보인다.

양국 정상은 향후 대면 회담을 하기로 하고 구체적 일정을 조율하기로 했다. 두 정상은 작년 초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 다섯 차례 통화 및 화상 회담을 했으나 직접적으로 만난 적은 없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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