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에서 국민게임으로 자리잡은 크래프톤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도'(BGMI·BATTLEGROUNDS MOBILE INDIA)가 현지 앱 마켓에서 전격 퇴출됐다. 2020년에 이은 두 번째 삭제 조치다. 그동안 대규모 투자를 통해 인도 공략에 집중해온 크래프톤이 타격을 입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29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구글과 애플은 최근 인도 정부 지시에 따라 BGMI를 '구글 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에서 잇따라 삭제했다. 인도 정부가 BGMI 접속을 차단한 구체적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BGMI는 크래프톤이 기존의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을 기반으로 인도 명절 관련 이벤트, 인도 이용자들 구매 패턴을 고려한 가격 정책 등을 적용해 지난해 7월 출시한 게임이다. 출시 1년 만에 누적 이용자 수 1억 명을 돌파하고 현지 앱 마켓 매출 순위 1위를 기록하는 등 인기를 모았다. 인도 시장은 중국 의존도가 높은 크래프톤에게 편중된 시장을 다변화할 요충지로 꼽혀와 이번 퇴출 충격이 더 크다는 분석이다.
인도 정부는 중국과의 국경 분쟁이 불거진 2020년에도 텐센트가 서비스 중이던 배틀그라운드(PUBG) 모바일을 자국 앱 마켓에서 차단한 바 있다. 인도에서는 그 뒤에 출시된 BGMI도 사실상 '차단된 PUBG 모바일과 동일한 게임'이라며 규제해야 한다는 여론이 불거졌다.
또 지난달 인도 북부 러크나우에서 16세 소년이 '게임을 못 하게 한다'며 총을 쏴 어머니를 살해한 사건도 비디오 게임 규제론을 불러일으킨 것으로 보인다.
현지 매체 인디언익스프레스에 따르면 인도 전자정보기술부 장관은 지난 22일 이와 관련한 상원의원 질의에 "차단된 앱들과 똑같은 기능을 하는 앱들이 비슷한 제목으로 출시되고 있다는 제보가 들어와 조사 중"이라며 "10대가 모친을 살해한 사건과 PUBG 간 연관성도 수사가 필요한 사안"이라고 답했다.
앞서 배동근 크래프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1분기 실적발표 자리에서 "이번 분기 모바일 게임은 인도 서비스가 두각을 보였다"며 "현지 이용자를 위한 상품으로 구매 유저 수 및 수익성 지표가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지난 4월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도의 매출액이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BGMI 퇴출 소식에 대해 크래프톤 측은 "정확한 상황을 파악 중"이라고 말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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