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0대 건설사 상당수가 원자재 가격 급등 여파에도 해외 수주와 신사업에서 성과를 내면서 2분기 양호한 실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일부 기업은 원가 관리 실패 등으로 실적이 떨어지면서 희비가 엇갈렸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삼성물산 건설 부문·GS건설 등은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모두 성장세를 보였다. 다만 대우건설과 DL이앤씨는 매출과 영업익 모두 감소세를 나타냈다.
현대건설은 연결 기준 올 2분기 매출이 5조5794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27.3%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754억원으로 24.4% 늘었다. 중동(사우디아라비아)와 중남미(파나마) 등에서의 해외 프로젝트와 국내 주택 사업에서 성과를 낸 것이 주효했다는 설명이다. 현대건설 측은 “국내 주택 정비사업 수주 실적과 사우디 마르잔 공사와 이라크 바스라 정유공장, 파나마 메트로 3호선 등 해외 대형 공사가 본격화됨에 따라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삼성물산 건설 부문도 실적이 크게 올랐다. 매출은 3조359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26.3%, 영업이익도 1550억원으로 전년 대비 37.2% 증가했다. 삼성물산은 해외 수주 강자로 꼽힌다. 지난해 해외 건설 수주 실적 1위에 오른 데 이어 올해에도 1위를 유지하고 있다.
GS건설도 2분기 매출이 3조48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5%, 영업이익은 1644억원으로 31.6% 증가했다. 분기 매출액이 3조원을 초과한 것은 2018년 4분기(3조2327억원) 이후 3년 3개월만이다. 국내 주택부문은 서울 용산구 한강맨션 재건축, 은평구 불광 5구역 재개발 등의 수주가 실적에 영향을 미쳤고, 해외에선 수처리 업체 자회사인 GS이니마의 오만 바르크 공사가 시작돼 매출이 급증했다.
주요 건설사들의 호실적에도 웃지못한 기업들도 있다. 대우건설은 2분기 시장 예상에 크게 못 미치는 실적을 냈다. 매출은 2조440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6%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이 864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55.1%나 감소했다. DL이앤씨도 2분기 매출액 1조8770억원, 영업이익 134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4%, 41.2% 줄어든 수치다.
양사의 실적 악화는 지난해 2분기 때 호실적에 따른 역 기저효과라고 해명했다. 대우건설 측은 “지난해 상반기 주택건축 및 플랜트 부문 등에서 발생한 일회성 이익이 컸다”며 “원자재 가격 급등과 노무비 증가 등도 영업익 감소의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상반기에는 ‘선방’ 했지만 하반기에는 건자재 가격 상승 여파가 본격 반영돼 영업이익이 크게 떨어질 수 있다는 시장 전망이 나온다. 박철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자재 가격과 이자비용 상승으로 비용 증가 상황이 연말까지 계속될 것”이라며 “불안한 해외 원자재가격, 탄소 절감 비용 지출 등도 실적 변수로 꼽힌다”고 설명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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