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업계에선 “‘돈의 맛’을 본 톱 클래스 선수들의 LIV행(行)이 점점 늘어날 것”이라며 “얼마 전까지만 해도 ‘찻잔 속의 태풍’이라고 폄하하던 골프업계가 이젠 ‘LIV가 명실상부한 미국프로골프(PGA)투어의 대항마가 됐다’고 평가한다”는 얘기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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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컬슨에게 ‘수입 왕’ 타이틀을 건넨 건 LIV였다. 외신에 따르면 미컬슨은 이적 대가로 2억달러(약 2614억원)를 약속받았다. 포브스는 이 중 절반인 1억달러를 미컬슨이 선금으로 받은 것으로 추산해 최근 1년 수입에 넣었다. 미컬슨의 수입은 전체 운동선수 1위인 리오넬 메시(35·아르헨티나)의 최근 1년(작년 5월~올해 4월 기준) 수입인 1억3000만달러를 능가하는 규모다. 게다가 미컬슨은 받을 돈이 1억달러 남은 데다 대회당 총 2500만달러에 이르는 LIV 상금도 일부 거머쥘 수 있다. 이런 점을 감안해 포브스는 “내년 5월 발표하는 전체 운동선수 수입 순위에선 미컬슨이 메시를 제치고 1위에 오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2위 역시 LIV 소속인 더스틴 존슨(38·미국)이었다. 같은 기간 9700만달러를 받았다. 코스 내 수입 6800만달러, 코스 외 수입 2900만달러였다. 그 뒤를 브라이슨 디섐보(29·미국·8600만달러)와 브룩스 켑카(32·미국·6900만달러)가 이었다.
우즈는 5위에 머물렀다. 교통사고로 경기에 거의 나서지 못한 탓에 코스 안 수입은 4만3500달러에 그쳤다. 그럼에도 나이키, 브릿지스톤 등 후원사부터 6800만달러를 받았다. 외신에 따르면 우즈는 앞서 LIV로부터 10억달러(약 1조3070억원)에 가까운 계약금을 제안받았지만 “PGA에 남겠다”며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톱10 중 ‘PGA 잔류파’는 우즈 외에 로리 매킬로이(33·북아일랜드·6위)와 조던 스피스(29·미국·8위)뿐이다. LIV 소속인 세르히오 가르시아, 패트릭 리드, 샬 슈워츨도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스텐손은 PGA투어에서 6번, DP월드투어에서 11번 우승한 ‘유럽의 강타자’다. DP월드투어는 이런 그의 실력과 명성을 높이 사 내년에 열리는 미국·유럽 대항전인 라이더컵 유럽팀 단장으로 그를 지명했다. 축구로 치면 월드컵에 비견되는 라이더컵의 단장이 되는 건 모든 프로골퍼의 꿈으로 통한다. 하지만 스텐손은 최근 이 자리를 스스로 내던졌다. LIV로 소속을 옮기기로 결정해서다. DP월드투어가 스텐손을 해임했는지, 스텐손이 자진 사임했는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그가 라이더컵 단장 자리를 잃을 걸 알면서도 LIV로 이적한 것만큼은 확실하다.
외신은 스텐손이 이적료로 5000만달러(약 653억원)를 받은 것으로 보도했다. 그가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면 상금 400만달러를 별도로 거머쥔다. 요 며칠간 벌어들인 돈이 지난 20년 가까이 PGA투어와 DP월드투어에서 거둬들인 돈과 맞먹는다는 얘기다.
‘돈의 유혹’에 세계적인 골퍼들의 LIV행은 계속되고 있다. ‘마스터스의 사나이’ 버바 왓슨(44)을 비롯해 제이슨 코크랙(37), 찰스 하월 3세(43·이상 미국) 등이 LIV 시리즈 합류를 확정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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