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원숭이두창 확산…美 뉴욕시 비상사태 선포

입력 2022-07-31 16:15   수정 2022-08-27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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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풍토병이었던 원숭이두창이 빠르게 확산하며 세계 각국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간)부터 이틀간 유럽과 남미 지역에선 원숭이두창으로 세 명의 환자가 사망했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원숭이두창 확진자가 나온 미국에선 뉴욕시 차원의 비상사태가 선포됐다.

지난달 30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스페인 보건당국은 전날 원숭이두창 첫 사망자가 나온 데 이어 이날 두 번째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앞서 브라질도 지난달 29일 원숭이두창 감염에 의한 첫 사망자가 나왔다고 발표했다. 아프리카 대륙 밖에서 원숭이두창 사망자가 나온 첫 사례였다. 브라질 보건부는 “이 환자는 림프종과 면역체계 약화 등을 앓았는데 합병증으로 병세가 악화했다”고 전했다.

사망한 세 명 모두 남성으로 확인됐다. 이로써 원숭이두창 감염으로 사망한 환자는 아프리카 지역 사망자(5명)를 포함해 총 8명으로 늘어났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원숭이두창에 감염된 환자는 지난달 29일 기준 전 세계적으로 2만2485명에 달한다.

미국 확진자 수가 5189명으로 가장 많았다. 지역별로는 뉴욕주 확진자가 1345명으로 최다 규모를 기록했다. 특히 뉴욕시의 확산세가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상황이 악화하자 뉴욕시는 지난달 30일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샌프란시스코시에 이은 두 번째 도시다. 에릭 애덤스 뉴욕시장은 “약 15만 명의 뉴욕 시민들이 원숭이두창에 감염될 위험에 처했다”면서 “원숭이두창의 확산을 늦추기 위한 조치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백신 공급은 빠듯한 상황이다. 미국은 미 식품의약국(FDA)이 유일하게 허가한 원숭이두창 백신인 지네오스 백신을 55만 명 분량(1인당 2회 접종) 확보한 상태다. 이 물량으로는 감염 고위험군으로 분류되는 동성애 또는 양성애 집단 160만 명 중 34%가량만 접종할 수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미국은 확진자 수가 계속 늘어날 수 있는 긴박한 3개월에 접어들고 있지만 오는 10월까지는 백신이 추가 공급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동남아시아도 더 이상 안전지대가 아니다. 필리핀 당국은 지난달 초 해외 여행을 마치고 귀국한 자국민이 원숭이두창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지난달 29일 밝혔다. 확진자의 성별은 공개되지 않았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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