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 출산율 늘었는데 '韓·日은 역행' 왜?

입력 2022-07-31 17:53   수정 2022-08-01 01:13

대부분 선진국에서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아이를 갖는 환경이 나빠졌음에도 불구하고 출산율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저출산은 잘사는 나라들의 공통된 고민’이라는 통념을 뒤집은 결과다. 소득이 높은 나라들 가운데 한국과 일본만 출산율이 계속 떨어졌다.

31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1인당 국민소득이 높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23개국 가운데 19개국에서 2021년 합계특수출생률(여성 1명이 일생 동안 출산할 것으로 예상되는 자녀 수 평균치)이 1년 전보다 상승했다.

지난해 출산율은 코로나19가 세계적으로 확산한 2020년 봄부터 2021년 초에 임신한 아이들의 출생 상황을 반영한 수치다. 건강에 대한 불안과 불안정한 수입 등으로 인해 임신을 꺼릴 시기였다는 분석이다. 선진국의 출산율 반등이 이례적으로 평가받는 이유다.

출산율 반등은 선진국의 남녀격차가 크게 해소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020년 남녀평등지수 1위(세계경제포럼 기준)인 아이슬란드의 출산율은 1.82명으로 0.1명 높아졌다. 23개국 중 두 번째로 출산율이 큰 폭으로 올랐다.

남녀평등지수 2위 핀란드의 출산율도 1.46명으로 2년 연속 상승했다. 오카야마 요코 스웨덴 웁살라대 조교수는 “남녀가 거의 동등하게 가사와 육아를 분담하는 북유럽 국가 여성들은 임신과 출산에 대한 부담이 덜하다”고 설명했다.

반면 남녀평등지수 세계 99위와 116위인 한국과 일본의 출산율은 0.81명과 1.30명까지 떨어졌다. 여성의 가사와 육아 시간이 남성의 4~5배에 달하는 한국과 일본에서는 코로나19로 출산 의욕이 더 낮아졌다는 분석이다.

일본 사이타마에 거주하는 30대 맞벌이 여성은 재택근무로 남편과 지내는 시간이 늘어난 기회를 통해 둘째를 가지려던 계획을 포기했다. 이 여성은 “가사와 육아를 분담할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아무것도 하지 않는 남편까지 돌보다 보니 부담이 더 늘었다”고 말했다.

여성의 사회 진출이 늘어날수록 출산율이 떨어지는 흐름도 바뀌고 있다. 최근 5년 동안 여성의 취업률이 높은 나라일수록 출산율도 더 높았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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