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직무대행 역할에서 물러나면서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이 급물살을 타고 있는 가운데, 친이준석계 의원으로 분류되는 정미경·김용태 최고위원이 1일 반대 의사를 밝혔다.
정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이준석 대표가 사퇴하지 않는 한 비대위로 가기 어렵다”며 “당헌·당규상 비대위원장을 임명할 수 있는 사람은 오직 당 대표 또는 권한대행이다. 직무대행인 권 원내대표에게는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다 하다 안되니까 최고위 기능을 상실시키려 순번을 정해놓고 한 사람씩 사퇴하고, 권 원내대표는 직무대행만 내려놓았다”며 “상식도 공정도 필요없는 것처럼 밀어붙있다”고 했다.
정 최고위원은 비대위 전환에 이 대표를 내쫓으려는 의도가 깔려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법원에서 보면 비대위로 가는 게 꼼수로 보일 수가 있다. 당원권 정지 6개월이 아닌 제명의 효과를 가져오기 때문”이라며 “이 대표가 법적인 대응을 해버리면 (법원이) 가처분을 받아주는 상황이 돼 이 대표가 다시 당 대표로 돌아오는 황당한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처음에는 설마 설마 했는데 지금 와서 보니 ‘이준석 대표를 내쫓으려고 하는 거였구나’ 생각이 든다”고 했다.
진행자가 비대위 전환 과정에서 '윤심(尹心)'이 작용했는지 묻자 정 최고위원은 “어떤 세력이 힘으로 계속 밀어붙이고 있는 거를 다 느끼고 있고 보고 있지 않나”라며 “지금 윤핵관이라고 불리는 분들이 그렇게 하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용태 최고위원도 이날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비대위 체제 전환에 반발하며 “본인이 직무대행을 버거워하는 것 같으니 이제는 원내대표 직도 내려놓아야 한다”고 사퇴를 촉구했다. 김 최고위원은 “원내대표기 때문에 당대표 직무대행을 하는 건데 원내대표는 유지하고 당대표 직무대행을 내려놓는다는건 말도 안된다”며 “대통령 사고 상황에 국무총리가 국무총리직은 유지하고 직무대행은 안 하겠다고 하면 어느 국민이 납득하겠나”라고 했다.
최고위원이 순차적으로 사퇴 의사를 밝힌 것 관련해선 “마피아 게임을 하는 것도 아니고 낮밤이 바뀌면 최고위원이 하나둘 없어진다”며 “배현진 최고위원이 사퇴하면서 국민 기대를 충족하지 못 했다고 하는데 그러면 국회의원을 사퇴하면 된다”고 비판했다.
서희연 기자 cub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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