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에 앤디 워홀 그림 그리는 로봇까지…세계는 무인자동화 열풍

입력 2022-08-01 17:49   수정 2022-08-02 01:05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는 미국과 유럽의 제조업체들도 무인 자동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산업용 로봇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과거 단순 제조 설비 작업용에 그쳤던 로봇이 정밀·다양화돼 로봇을 활용한 무인 자동화 공정도 무궁무진해졌다는 평가다.

1일 영국 자동차 전문매체 오토카에 따르면 세계 최대 로봇 제조사인 스위스의 ABB는 최근 페인트 전용 로봇의 헤드 노즐을 1000여 개로 늘린 로봇을 새로 개발했다. ABB 로봇은 BMW, 폭스바겐 등 유수의 자동차 제조사 공장의 조립 및 도색 라인에 널리 투입돼 왔다. 이번에 도색용 로봇을 세밀화한 것이다.

애스턴마틴 출신인 한 자동차 디자이너는 “ABB가 새로 개발한 로봇의 성능은 앤디 워홀이나 반 고흐의 복잡한 미술 작품을 차체에 입힐 수 있을 정도”라며 “소비자들이 ‘나만의 맞춤형 자동차’를 주문하는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로봇연맹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동안 전 세계에 팔린 산업용 로봇은 48만7000대에 달했다. 2018년 42만2000대였던 판매 기록은 2019~2020년 38만 대 선으로 줄었다가 지난해 26%가량 급증했다. 제조·생산 공정을 무인 자동화하기 위해 로봇을 찾는 산업계 수요가 폭증했다는 의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미국 제조업체들의 산업용 로봇 주문 총액은 16억달러(약 2조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0% 늘었다. 이 같은 증가율은 업계가 관련 통계를 집계한 후 최고치다. 판매 대수 기준으로도 1분기에 1만1500대를 기록해 전년 동기보다 약 28% 증가했다.

미 캘리포니아주의 기기·항공우주 부품 패키징 제조업체 델폰의 조 몬타노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코로나19 확진 직원 수가 급증해 조업 일수가 40% 급감했다”며 “최근 로봇 3대를 더 도입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텍사스주에 있는 기계 장비 제조업체인 아테나매뉴팩처링은 최근 18개월간 7개의 로봇을 구입했다. 존 뉴먼 아테나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거래업체로부터 주문이 늘고 있지만, 교대근무를 할 만한 노동력 확보가 힘들었다”고 말했다.

전통적으로 로봇을 가장 많이 활용한 분야는 자동차 산업이다. 하지만 최근엔 식품과 소비재, 제약 등 다양한 분야에서 로봇을 생산 공정에 투입하고 있다. 자동차 제조업의 산업용 로봇 주문이 전체 주문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6년 71%에 달했으나 지난해 42%로 줄어들었다. 이는 기술 발달에 힘입어 로봇 성능이 개선되고 다양화됐기 때문이라고 WSJ는 분석했다.

김리안/이주현 기자 kn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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