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서 332% 올랐다"…세계은행의 식량 인플레 경고

입력 2022-08-02 09:31   수정 2022-08-02 09:48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영향으로 저개발국 식량 인플레이션이 악화되고 있다. 상당수 저개발 국가에서 식량 가격이 2∼3배 이상 폭등한 것이다.

1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은 세계은행(WB)의 '식량 안보' 보고서를 인용해 레바논의 6월 식량 가격이 작년 같은 달보다 332%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레바논 외에도 짐바브웨(255%), 베네수엘라(155%), 터키(94%), 이란(86%), 스리랑카(80%) 등의 식량 가격 상승률이 높았다. 레바논은 2020년 베이루트항구 폭발 사고로 곡물 저장·유통 기반이 크게 훼손돼 우크라이나 전쟁의 타격이 특히 크다는 게 가디언의 설명이다.

레바논은 '실질 식량가 상승률'(각국 물가상승률을 식량가 상승률에서 뺀 수치)도 작년 대비 122%로 세계에서 가장 높았다. 이어 이란(33%), 스리랑카(26%), 짐바브웨(23%), 터키(16%), 콜롬비아(14%) 등 순으로 높았다.

식량 가격 상승률이 5% 이상인 저소득 국가는 93.8%로 사실상 거의 대부분 나라가 포함됐다. 중저소득 국가(89.1%), 중고소득 국가(89.0%)도 대부분 식량 가격 상승률이 5% 이상이었다. 고소득 국가 중에도 78.6%는 식량 가격 상승률이 5% 이상을 기록했다고 WB는 분석했다.

식량가 상승의 타격은 저개발 국가에서 더 크다. 아프가니스탄, 에리트레아, 모리타니, 소말리아, 수단, 타지키스탄, 예멘 등은 국가 채무가 '위험수준'인데 식량가 상승 탓에 밀·옥수수·쌀 수입 대금으로 추가 지출해야 하는 비용이 국내총생산(GDP)의 1%를 넘어섰다. WB는 이들 국가들은 채무 부담이 큰 상황에서 치솟은 식량 가격을 지불하기 위해 다시 빚을 져야 하는 악순환에 빠져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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