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초등학교 입학 연령을 만 5세로 낮추는 학제 개편안과 관련해 교육부에 신속한 공론화를 지시했다.
윤 대통령은 "필요한 개혁이라도 관계자 간 이해관계 상충으로 공론화와 숙의가 필요한 만큼 교육부가 신속하게 공론화를 추진하고 국회에서 초당적 논의가 가능하도록 촉진자 역할을 해달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안상훈 사회수석이 2일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학제 개편안이 별도의 대국민 설득 과정 없이 발표되고 학부모들의 반발 움직임이 커지자 공론화 원칙을 부각한 것으로 보인다.
안 수석은 "입학 연령 하향은 노무현 정부에서도 추진했고 영미권 중심으로 선진국에서도 시행하는 것으로 여러 장점이 있는 개혁 방향인 것은 사실"이라며 "노동·연금 개혁 등 모든 종류의 개혁이 마찬가지겠지만 교육 개혁도 대통령과 내각 마음대로 할 수 없는 부분이 크다"고 말했다.
학제 개편이 국회의 입법 사안이란 점을 강조했다. 안 수석은 "저출산 상황에서 지방재정교부금은 넉넉하다"며 "교육개혁은 인재 양성 다양화와 함께 적어도 초등학교까지 교육과 돌봄을 통합하는 방식으로 아이들의 안전한 성장을 도모하고 부모 부담을 경감하는 게 (목적)"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방과후 돌봄 서비스를 부모 퇴근 시까지 해주는 게 기본적 인식의 출발점"이라며 "(학제 개편이) 뭉친 실타래를 동시에 풀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지만, 그 자체로 목표는 아니다"라고도 말했다.
안 수석은 "여러 우려에 대해 정책적 해결 방안을 찾는 것도 교육부의 몫"이라며 "정해진 답은 없다. 옳은 개혁 방안이 있을 때 공론화할 책임, 국민과 소통할 책임은 정부에 우선적으로 있고 국회에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이 교육 개혁에 관심을 갖고 대승적 결론이 도출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주기를 간곡히 부탁한다"고 덧붙였다.
취재진이 '한 발 빠지는 느낌인데 여론 때문에 그런가'라고 질문하자 안 수석은 "윤 대통령이 말씀한 것은 이런 다중·복합적 이해관계가 걸려있는 것은 사회적 공론화와 숙의 과정이 필요한데, 정부가 넋을 놓고 있을 수 없으니 교육부가 신속히 공론화를 추진해달라는 메시지였다"고 답변했다.
'공론화 이후 백지화할 가능성도 있느냐'는 질문에는 "아무리 좋은 개혁·정책의 내용이라도 국민의 뜻을 거스르고 갈 수는 없을 것"이라며 밝혔다.
이어 "하지만 지금 결론이 난 것은 아니기 때문에 국민이 어떻게 생각할지 공론화를 통해 확인해보자는 출발 단계에 있다"고 덧붙였다.
안 수석은 "시대에 맞는 방향으로 제도를 바꾸는 게 개혁"이라며 "차제에 공론화를 해서 득실을 한번 머리를 맞대고 따져보도록 교육부가 앞장서달라는 게 대통령 지시사항이었다"고 덧붙였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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