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통신은 미국의 경기 침체 여부를 공식 결정하는 민간기관인 미국경제연구소(NBER)가 참고하는 6대 지표를 분석한 결과 미국이 경기 침체에 빠지지 않았다고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의 경기 침체 여부는 NBER 경기순환결정위원회가 판단한다.
6대 지표 가운데 미국인들의 소득 규모는 혼조세를 보였다. 올 상반기 개인 소득이 전달보다 증가한 것은 세 차례로 감소 횟수와 같았다. 고용시장은 안정적이다. 미국에선 올해 270만 개의 신규 일자리(비농업 부문)가 만들어졌다. 코로나19 사태 이전보다 일자리 증가 속도가 빠르다. 최근 들어 일자리 증가세가 둔화하고 있지만 지난달 비농업 부문 신규 일자리가 25만 개 개설돼 긍정적인 흐름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물가 상승률을 감안한 실질소비지출은 견조한 편이다. 올 상반기 5월을 제외하고 모두 전월 대비 실질소비지출이 증가했다. 블룸버그는 “소비지출은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70%를 차지한다”며 “미국 경제 성장의 핵심 동력으로 남아 있다”고 분석했다.
제조업과 무역 경기는 먹구름이 끼었다는 평가다. 올 들어 제조업과 무역 활동을 통한 수입이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공급망 문제로 제조 활동이 차질을 빚고 있는 데다 달러화 강세로 미국 제조업체의 수출 경쟁력이 떨어졌다.
산업 생산은 보합세를 나타냈다. 올초만 해도 플러스 성장을 이어갔지만 6월에는 성장세가 둔화했다는 설명이다. NBER 위원인 로버트 고든 노스웨스턴대 교수는 “현재 고용 시장과 완만한 감소를 보이는 다른 지표들이 서로 엇갈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경기 침체 여부를 판단하는 이색 지표를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남성 속옷 판매량이 대표적이다. 블룸버그는 “2008년 금융위기와 2020년 코로나19 사태 때 남성 속옷 판매량이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이런 이유로 앨런 그린스펀 전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은 경기 침체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남성 소비자의 속옷 구매 습관을 추적하기도 했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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