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초등학교 입학 연령 하향 정책 관련 긴급간담회에 참석해 학부모 단체 대표에게 위로의 손길을 건넸다가 거부당하는 '머쓱한 장면'이 포착됐다. 학부모단체 대표는 "위로받으려고 하는 게 아니다"라며 박 부총리의 손길을 뿌리쳤다.
박 부총리는 지난 2일 오후 4시께 정부서울청사에서 '국가책임교육 강화를 위한 학부모 간담회'를 열고 초등학교 입학 연령을 현행 만 6세에서 만 5세로 낮추는 학제 개편안에 대한 의견을 청취했다. 교육계, 정치권, 학부모 등 사이에서 반발이 거세지자 사태 진화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박 부총리는 이날 "국민이 정말 원하지 않는다면 정책은 폐기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하며 한발 물러선 입장을 표명했지만, 학부모 단체 대표들은 정책을 즉각 철회할 것을 촉구했다.
화제가 된 장면은 한 학부모단체 대표가 발언 도중 눈물을 흘리는 가운데 포착됐다. 정지현 사교육없는세상 공동대표는 "이미 자라고 있는 아이들도 불행하다며 학교를 다니고 있는데, 지금 산척해 있는 문제 하나 해결하지 못하면서"라고 말하는 도중 눈시울을 붉혔다.
이때 박 부총리는 정 대표를 위로하고자 손을 잡았는데, 정 대표는 "장관님, 제가 위로받으려고 하는 게 아니에요"라고 말하면서 손길을 뿌리쳤다.
정 대표는 또 "공론화는 찬반이 비등할 때 필요한 것"이라며 "지금처럼 모두 황당해하고, 이해하지 못하고, 반대하는 이 사안에 대해 왜 굳이 공론화해야 하는가"라고도 지적했다.
박 부총리는 "사각지대에 있는 아이들까지 국가가 품어야 하고, 더 나은 걸 주고 싶다는 선한 의지였는데 (정책을) 만드는 과정에서 학부모들께 충분히 (목표가) 전달되지 못했던 것에 대해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앞서 교육부는 지난달 29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초등학교 입학 연령을 현행 만 6세에서 만 5세로 1살 낮추는 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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