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서울 여의도에서 만난 이건규 르네상스자산운용 대표(사진)의 말이다. 그는 ‘반등세가 지속되고 있는 지금 주식을 던져야 할 때냐’는 질문에 “오히려 지금이 매수 타이밍”이라고 답했다. 르네상스자산운용은 국내 대표 가치주 투자 운용사 중 하나다.
이 대표는 투자자들이 경기 침체의 깊이에 지나치게 두려움을 갖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역사상 경기 침체 시기 코스피지수의 주가순자산비율(PBR) 하단은 0.9배인데 지금이 그 수준”이라며 “시장은 이미 침체 여부를 선반영한 만큼 증시가 다시 급락할 여지는 많지 않다”고 말했다.
4분기부터 오히려 기업 실적이 돌아설 수 있다는 게 이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철강, 곡물 등 주요 원자재 가격은 이미 고점 대비 30~40% 하락한 상태”라며 “원자재 가격은 기업 실적에 3~6개월 후행해 반영되기 때문에 4분기부터 기업 실적이 턴어라운드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하반기부터 미국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늦춰지면 의외의 상승장이 펼쳐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러시아가 유럽으로의 천연가스 수출을 제한하는 등 에너지 무기화를 노골화하면서 유럽이 LNG, 원유 등 주요 에너지 수입원을 러시아에서 미국, 중동 등으로 다변화하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큰 투자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LNG운반선을 제조하는 국내 조선 업종이나 해외 LNG 관련 기업 등이 대표적 수혜 업종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유럽이 LNG 파이프라인을 새로 잇는 과정에서 피팅 수요가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지만 원자재(철강) 가격은 하락할 것”이라며 “하반기 피팅 업종의 실적 개선세도 뚜렷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재생에너지 설비 확대 과정에서 배전반(발전소의 운전, 제어 등을 위한 장치) 제조 기업의 실적도 좋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미 셰일가스 증산 과정에선 유정용 강관 업체의 실적이 개선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그는 원자재 가격 하락에 따른 수혜주에도 관심을 기울일 만하다고 조언했다. 이 대표는 “철강 가격 하락으로 자동차 부품주가, 소맥 가격 하락으로 음식료주가 혜택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심성미/최세영 기자 smsh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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