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과 러시아 등 비(非)OPEC 산유국 협의체인 OPEC+가 원유 증산량을 종전보다 줄이기로 합의한 가운데 국제 유가가 배럴당 90달러 수준까지 하락했다.
3일(현지시간) 런던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선물(10월물)은 전 장보다 3.74% 감소한 배럴당 96.7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 텍사스유(WTI) 선물(9월물)도 전 장보다 3.58% 하락한 배럴당 91.11달러에 마감했다.
이날 OPEC+는 9월 증산량을 하루 10만 배럴로 합의했다. 최근 증산량에 비해 적은 양이다. OPEC+는 7~8월에 하루 64만 8000배럴씩 증산했다. 5~6월 증산량은 하루 43만 2000배럴이었다. 9월 증산량이 OPEC+ 역대 최소라는 평가가 나온다. 하루 10만 배럴 증산은 세계 수요량의 0.1% 수준이라서다.
OEPC+는 성명을 통해 “회원국들이 석유 부문에 관한 과소 투자로 인해 증산 능력이 축소됐다”며 향후 몇 달간 계속 증산할 것인지에 관해선 논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증산 규모는 축소됐지만 미국의 원유 재고 증대 소식이 시장에 영향을 끼쳤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는 지난 29일까지 집계한 미국의 주간 원유 재고는 전주 대비 446만 7000배럴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월가에선 70만 배럴 감소한다고 전망했다. 휘발유 재고도 160만 배럴 감소할 거라는 예상을 깨고 되레 20만 배럴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수요가 축소된 결과란 분석이다. 미국 외환중개업체인 오안다(OANDA)의 선임애널리스트 에드워드 모야는 “유가 하락과 여전히 여름휴가 성수기가 겹쳤지만, 미국의 휘발유 수요가 전주대비 7.1% 감소했다”며 “수요 전망이 모두가 예상했던 것보다 더 나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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