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와 기아 등 국내 자동차주가 실적 기대감에 힘입어 하반기에도 상승세를 이어갈지 주목된다. 올 초 부진한 흐름을 보였던 현대차는 20만원 탈환을 눈앞에 두고 있다. 업계에선 수출 확대, 원자잿값 하락, 생산 회복 등 수익성 개선 요인이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4일 오전 11시 현재 현대차는 1000원(0.51%) 내린 19만6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같은 시간 기아는 200원(0.25%) 하락한 8만1100원에 거래 중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자동차 지수는 지난달 4일 이후 전거래일까지 약 한 달간 10.23% 올랐다. 이 기간 KRX 300 지수가 6.92% 오른 것보다 더 뛰었다. 올 들어 주가가 지난해 장중 고점(28만9000원) 대비 약 44% 빠지는 등 부진한 흐름을 보인 현대차는 같은 기간 9.44%의 상승을 보였다. 기아도 4.23% 올랐다. 현대모비스(14.39%), 만도(21.10%) 등 부품주도 강한 상승세를 띄었다.
2분기 깜짝 실적에 이어 3분기에도 실적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올 2분기 현대차와 기아는 분기 기준 사상 최고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현대차는 2분기 매출액 35조9999억원, 영업이익 2조9798억원을 거뒀다. 매출액과 영업이익 각각 시장 추정치(컨센서스)를 각각 8.61%, 30.48% 웃돌았다.
기아는 2분기 매출액 21조8760억원과 영업이익 2조2341억원을 기록했다. 역시 컨센서스보다 각각 7.65%, 22.05% 높은 실적이다.
3분기도 완성차 업계 호실적이 지속될 것이란 게 증권가의 전망이다. 현대차 올 7월 내수 5만6305대, 수출 26만9694대 등 글로벌 시장에서 총 32만6000대를 팔았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0% 증가한 수치다. 반도체 품귀에 판매 부진을 겪던 현대차 판매는 4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기아는 국내 5만1355대, 해외 20만6548대 등 전년 동기 대비 6.3% 증가한 25만8000대를 전세계 시장에서 판매했다.
원·달러 환율이 1300대를 돌파하는 등 달러 강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수출이 확대되는 점도 시장은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모양새다. 통상 환율이 높으면 수출기업들의 가격경쟁력이 높아지는 한편, 달러화를 원화로 바꿀 때 유리한 측면이 있다.
조수홍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와 비교해 인센티브(판촉비)가 많이 낮아진 가운데 생산 회복 과정에서 가동률 개선 효과가 수익성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유지웅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신흥국 위주로 판매량 반등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으며, 올 하반기 동남아시아·인도 등 특정 지역에서 판매 성장세를 기대할 만하다"며 "하반기는 전년도 반도체 공급 차질 기저효과로 전년 동기 대비 실적이 반등 국면에 진입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하절기 휴가철에도 불구하고 특근 집중 실시에 따른 가동률 상승 영향으로 성수기였던 2분기 대비로도 3분기 판매 반등이 기대된다"며 "3분기 현대차와 기아의 판매량은 각각 101만2000대, 75만5000대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올 2분기엔 현대차는 94만6753대, 기아는 72만3738대를 팔았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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