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유통·패션업계에 따르면 명품 플랫폼 3사는 최근 외형 확대보다 수익성 개선에 몰두하고 있다. 스타트업 데이터업체 스타트업레시피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체 스타트업 투자에서 컨슈머테크가 차지하는 비중은 22.2%로, 전년 동기(31.4%)보다 9.2%포인트 감소했다.
발란은 올해 들어 ‘럭셔리 라이프 플랫폼’으로 정체성을 새롭게 정의하고, 명품 이외에 관련 상품 판매를 준비하고 있다. 하반기부터 고급 호텔 패키지 등 럭셔리 여행 상품을 판매할 계획이다.
몰디브와 괌 등 유명 여행지 관광 상품을 팔고 수수료를 받는 방식이다. 국내 온라인 명품 플랫폼이 난립한 가운데 파페치, 에센스 등 해외 플랫폼까지 잇달아 한국 시장에 상륙하면서 이대로는 생존이 어렵다고 판단했다. 발란 관계자는 “올해부터는 수익성을 개선할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머스트잇이 홈페이지에 고급 가전제품을 전진 배치한 것도 같은 이유로 풀이된다. 가전제품은 럭셔리 명품에 비해 마진이 커 안정적인 수익을 내는 데 유리하다. 가격대가 높지 않은 화장품과 향수 판매 비중을 높여 명품 구입의 심리적 부담도 줄이고 있다.
트렌비는 중고 명품 플랫폼으로 체질을 바꾸고 있다. 네이버의 ‘크림’이나 무신사의 ‘솔드아웃’처럼 개인 간 명품 거래를 도와주고 수수료를 받는 방식이다.
플랫폼 3사는 작년에 폭발적으로 증가한 광고비도 줄이는 추세다. 발란과 머스트잇은 작년에 광고비로 각각 191억원과 134억원, 트렌비는 324억원을 사용했다. 이는 이들이 100억~330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명품 플랫폼 관계자는 “여름휴가가 끝나는 9월과 연말 쇼핑 대목이 시작되는 11월 등 수요가 폭발할 때만 단기적으로 광고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병행수입업자들이 야기한 짝퉁 판매 문제는 명품 플랫폼이 어렵게 쌓아 올린 명성을 훼손하는 리스크(위험) 요인으로 작용했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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