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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재확산 등의 영향으로 연중 최대 성수기인 ‘7말8초’ 제주 여행 비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평일 4인 가족 3박4일 여행 기준으로 비행기표 값과 호텔비(5성급 기준)만 500만원에 육박할 정도다.
이런 추세를 반영해 ‘휴가(vacation)’와 ‘인플레이션(inflation)’을 합친 ‘배케플레이션’이라는 신조어도 등장했다. 요즘 제주 여행 비용은 동남아시아 인기 휴양지를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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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렌터카 이용료 역시 코로나19 이전 대비 40~55% 오른 실정이다. 2019년 7~8월 기준으로 아반떼, K3 등 소형 렌터카(완전 자차보험 가입) 렌털비는 6만원 선이었지만 올해는 9만원대로 치솟았다. 쏘나타, K5 같은 중형 역시 8만원대에서 12만원 선으로 껑충 뛰었다. 지역에선 다음달 20일에 도내 렌터카 수를 제한하는 총량제가 종료돼야 렌터카 비용이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에 따라 여행경비를 아끼기 위해 선박을 이용해 보유 차량을 실어 나르는 사례도 늘고 있다. 4인 가족이 배를 타고 제주를 찾았다는 박모씨(53)는 “4인 선박료와 자동차 탁송비를 포함해 왕복 75만원을 지출했다”며 “제주에서 1주일 동안 여행할 예정인데 렌터카를 이용하는 것보다는 탁송이 낫겠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같은 기간 다낭의 풀빌라(422㎡)를 빌리면 렌터카를 제외하고 왕복 항공료(163만원), 숙박료(249만원)로 412만원이 든다. 숙박시설 등급을 낮추면 이보다 훨씬 저렴해진다. 최근 국내 여행사들은 4성급 호텔을 숙소로 제공하는 동남아 패키지여행 상품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8일 출발하는 하나투어의 3박4일 다낭 여행 상품 4인 기준 가격은 292만원 선이다.
여행업계에선 동남아에 나갔다 한국에 들어올 때 시행하는 유전자증폭(PCR) 검사가 번거로운 점을 이런 흐름의 주원인으로 꼽는다. 해외여행 후 입국자들은 현지에서 비행기에 탑승하기 전과 입국 후 각각 PCR 검사를 받아야 한다.
비행기 탑승 전 받은 PCR 검사에서 양성이 나오면 비행기를 탈 수 없다. 이때 현지에 머물며 추가로 들어가는 숙박비와 식비, 항공권 재발급 비용 등은 모두 개인이 부담해야 한다.
이런 이유로 제주 여행 수요가 하반기 내내 크게 줄어들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여행업계 한 관계자는 “9월 추석 연휴(9~12일)를 넘기면 극성수기를 벗어나며 자연스레 여행경비가 감소할 것”이라면서도 “방역지침과 해외 항공편 정상화 여부에 따라 감소 폭이 달라질 텐데 그다지 크지 않을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제주=이미경 기자 capit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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