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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과 펠로시 의장은 한·미 동맹의 중요성에 공감하고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 질서를 함께 가꿔나가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다만 대만 문제나 반도체 동맹 등 중국을 자극할 수 있는 이슈는 논의하지 않았다고 대통령실은 설명했다.
김태효 외교안보실 1차장은 “(펠로시 의장이) 배석자 한 사람 한 사람을 소개하며 윤 대통령과 하원의원 간 1 대 1 현안별 토론이 이뤄졌다”며 “외교 국방 기술협력 여성 청년 기후변화 등 꽤 구체적인 얘기를 나눴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과 펠로시 의장은 한·미 동맹과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 전략이 중요하다는 데 뜻을 함께했다.
윤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약속한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을 발전시키는 데 미국 의회와 긴밀히 협력할 것을 약속한다”고 밝혔다. 펠로시 의장은 지난달 27일 미국에서 준공식을 연 ‘추모의 벽’을 언급하며 “한·미 동맹은 여러 관점의 중요성이 있지만 도덕적으로 볼 때 반드시 지켜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북 문제도 논의했다. 윤 대통령은 “펠로시 의장 일행의 방문이 한·미 간 강력한 대북 억지력의 징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고, 펠로시 의장은 자신의 과거 평양 방문 경험을 언급하며 북한 인권 문제를 꺼냈다. 대중 관계에서 민감한 화제인 대만 문제와 중국 내 소수민족 인권 문제는 거론되지 않았다고 대통령실 관계자는 전했다.
윤 대통령이 휴가를 보내는 가운데 이뤄진 이번 통화는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펠로시 의장은 “가족과 함께 보내는 가운데 시간을 내주셔서 감사하다”며 ‘가족이 먼저(family first)’라고 여러 차례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머리를 손질하지 않은 일상적인 차림으로 통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자 여야 양측에서 비판이 제기됐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외교관계에서 있을 수 없는 아마추어들의 창피한 국정 운영”이라고 비판했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은 “동맹국 미국의 의회 1인자가 방한했는데 대통령이 만나지 않는다는 건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2주 전에 펠로시 의장의 동아시아 방문 계획이 논의되기 시작했다”며 “당시 윤 대통령이 지방 휴가 계획을 확정해두고 있어 그 기간에 (펠로시 의장이) 서울에 온다면 힘들지 않겠느냐는 양해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펠로시 의장 측도 이 같은 일정에 동의했다고 이 관계자는 설명했다.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과 관련한 중국의 반발을 의식했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서는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은 일정이 협의된 뒤 이뤄진 일”이라고 일축했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전화로 환영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했고, 펠로시 의장 역시 이에 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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