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농구, 배구 그리고 중소기업

입력 2022-08-05 17:53   수정 2022-08-06 00:11

농구대잔치는 1983년 시작했다. 열기가 대단했다. 이에 남자는 1997년, 여자는 1998년 프로리그가 출범했다. 배구는 이보다 앞서 1994년 프로의 닻을 올렸다. 농구와 배구 모두 남녀 프로리그가 있는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 미국은 배구 종주국인데 남자 프로리그는 없다.

한국 농구의 국제대회 성적은 참담하다. 남자농구는 7전 전패를 기록한 애틀랜타 올림픽(1996년) 이후 올림픽 티켓조차 따지 못하고 있다. 얼마 전 끝난 아시아컵에선 8강에서 탈락했다. 여자농구는 12년 만에 출전한 도쿄 올림픽(2020년)에서 3전 전패로 예선 탈락했다. 아시아컵에선 3회 연속 4위를 기록 중이다.

배구도 크게 다르지 않다. 여자배구는 올해 세계 최강 16개국이 대결하는 네이션스리그에 참가했다. 거기서 12전 전패를 기록했다. 리그 역사상 최초의 일이다. 남자배구는 지난달 네이션스리그의 아래 단계인 챌린지컵에 참가했다. 여기서 1위를 해야 네이션리그에 나갈 수 있다. 3위에 그쳤다.

이럴 때마다 등장하는 단군 이래 변하지 않는 변명이 하나 있다. “신장의 열세를 극복하지 못했다.” 구차하다. 일본은 네이션리그에서 여자와 남자 모두 5위를 기록했다. 태국은 여자배구에서 8위를 차지했다. 저변이 너무 얇은 게 이유다. 여자 중학교 농구는 대회 중 1명이라도 선수가 다치면 선수 부족으로 몰수패를 당하는 경우가 심심치 않게 나온다. 인구 감소는 현실이다. 선수 수치가 증가할 방법은 없어 보인다.

문호를 개방하는 것이 답이다. 농구와 배구는 자국 선수 보호를 이유로 외국인 선수 숫자를 제한한다. 그렇게 큰 우리 선수들이 국제대회에 명함조차 내밀지 못하고 있다. 외국인 선수 1명이 공격의 절반 이상을 책임지는 ‘혹사 배구’를 더는 보고 싶지 않다. 이마저도 연봉 제한이 있어 최고 연봉은 늘 국내 선수 차지다.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펼치는 호쾌한 덩크슛과 시원한 ‘스피드 배구’를 보고 싶다.

국제대회 성적은 기대하지 않는다. 차라리 영국의 프리미어리그 축구처럼 최고의 리그라도 보여달라. 영국은 취업비자 발급이 어렵지만 외국인 선수 등록 제한 자체가 없다. 국내 선수를 보호하기 위해 국내에서 21세 이전에 3년간 훈련받은 선수가 8명 있어야 한다는 규정이 있다. 이마저도 외국에서 유소년을 데려다 키우면 무용지물인 제도다. 공짜로 보는 한국의 K리그와 돈 내고 보는 영국의 프리미어리그, 시청률이 궁금하다.

중소기업은 늘 구인난에 시달린다. 청년은 중소기업에서 일하기를 싫어한다. 앞으로 이런 인식이 바뀌지는 않을 것이다. 청년 인구마저 줄고 있다. 이러다간 중소기업 자체가 사라질 판이다. 농구와 배구처럼 몰락의 길을 걸을 수는 없다.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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