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처럼 매월 분배금(배당)을 지급하는 ‘월 배당 상장지수펀드(ETF)’가 ETF 시장의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증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ETF 주가가 부진한 가운데 정기적으로 현금을 주는 상품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면서다. 무위험 지표 금리 상장지수펀드(ETF)에도 자금이 몰리고 있다. 수익률은 낮지만 사실상 위험이 없고, 즉각적 매수·매도가 가능해 현금 보유를 대신할 투자처로 각광받고 있다.
매월은 아니지만 분배금이 생기는 월(연 6회 안팎)에 바로 배당금을 지급해 분배금을 자주 받을 수 있도록 설계한 ‘삼성 KRX 리츠 TOP10 월 배당 상장지수증권(ETN)’도 지난달 22일 신규 상장했다.
월 분배 ETF는 매달 수익이 발생한다는 장점으로 인해 은퇴자 등 일정한 월수입이 없는 투자자에게 관심을 받고 있다. 배당받은 자금을 통해 다양한 상품에 재투자하는 재원으로 활용해 복리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다만 월 분배금에는 배당소득세가 부과되기 때문에 절세 혜택이 있는 연금 계좌를 통해 투자할 경우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 기업의 경우 중간 배당 기업이 많지 않아 국내 지수 추종의 월 배당 ETF를 내놓기 힘들었지만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커버드콜 전략을 통해 국내 지수 추종 월 배당 ETF를 출시한 만큼 앞으로 비슷한 ETF가 출시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커버드콜은 지수 구성 종목을 보유하면서 동시에 콜옵션을 매도하는 전략이다.
김정현 신한자산운용 ETF센터장은 “고객들을 대상으로 월 배당 ETF 상품이 인기를 얻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앞으로 배당수익률을 끌어올리는 상품을 비롯해 커버드콜 전략 등 다양한 형태의 월 배당 ETF 상품이 출시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KODEX KOFR은 국채 등을 담보로 한 익일 환매조건부채권(RP) 거래에 쓰이는 KOFR 금리를 따라가는 상품이다. 채권 만기가 하루인 일명 ‘오버나이트’ 채권에 투자하는 상품이기에 신용리스크 없이 수익을 낼 수 있다. 투자 위험성이 낮아 수익률은 높지 않지만 안정성을 강점으로 내세워 많은 자금이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전 세계 이상기후 위기 등으로 인해 곡물·육류 가격이 급등하면서 농산물 관련 ETF도 주목받고 있다.
KB자산운용은 지난달 29일 국내 최초로 글로벌 농업 관련 핵심 기업에 투자하는 ‘KBSTAR 글로벌농업경제MV ETF’를 상장했다. 이 ETF의 경우 글로벌 농기계 시장 점유율 1위 존디어, 동물의약품 기업 조에티스, 농약 및 종자 개발·생산기업 바이엘, 칼륨 비료업체 뉴트리엔, 농약 제조기업 코르테바 등에 투자한다. 인플레이션 방어주 성격이 강하다는 설명이다.
윤석열 정부가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폐기하면서 원자력 발전 관련 ETF도 주목받고 있다. 에너지 정책 방향을 전환하면서 원전 생태계가 다시 살아날 것으로 기대받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KINDEX 원자력테마딥서치’, NH아문디자산운용의 ‘HANARO 원자력iSelect’ ETF가 6월 28일 동시에 상장됐다. KINDEX 원자력테마딥서치는 삼성물산, 한국전력, 두산에너빌리티 등을 담고 있다. HANARO 원자력iSelect는 한국전력, 두산에너빌리티, 현대건설, 대우건설 등에 투자한다.
이동훈 기자 leed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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