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을 받아 곡식이 익어가는 여름 특급호텔들이 한발 앞서 추석(9월10일) 선물세트 채비에 나섰다. 휴가철 호캉스(호텔+바캉스)로 호텔에 대해 마음의 문턱이 낮아진 소비자들의 발길을 선물 수요까지 이어가기 위해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 속 프리미엄 서비스에 지갑을 여는 '스몰 럭셔리' 유행과 함께 비대면으로 추석 선물을 보내는 문화가 확산하면서 호텔업계도 다양한 가격대의 선물세트로 소비자 공략에 나섰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 지역 특급호텔들은 이달 중순께 추석선물세트 사전 예약을 시작한다.
GS리테일 계열 파르나스호텔이 운영하는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와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는 오는 8일부터 9월11일까지 추석 선물세트 40여 종을 예약 판매한다.
해썹(HACCP) 인증을 받은 친환경 지정 목장에서 동물 복지 우월한우와 함께 다양한 프리미엄 식재료들을 함께 구성한 한우 세트가 주력 제품이다. 안심과 벨루가 캐비아, 가을 자연송이, 생트러플을 함께 구성한 ‘마스터 셰프의 명품 고메 세트'의 경우 가격이 300만원에 달한다.
여기에 한식 전문 셰프가 준비한 차례상부터 호텔 셰프가 완조리 상품으로 준비해 가정에서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레스토랑 대표 요리 등도 준비했다.
한식 전문 셰프가 국내산 재료를 엄선해 준비한 ‘인터컨티넨탈셰프 특선 차례상'의 경우 굴비구이·산적·육전·도미전 등 10가지의 차례음식을 직접 집으로 배달해준다.
와인 마니아를 위해선 프랑스 부르고뉴 지방에서 생산된 6가지의 와인으로 구성한 ‘부르고뉴부샤페레 에 피스프리미에크뤼 세트’와 칠레의 빈티지 와인 3종을 담은 ‘칠레 타이타 와인 세트'를 한정 수량으로 준비했다.
파르나스호텔 관계자는 "인터컨티넨탈셰프초이스 육류와 수산 상품 등은 한국 고유의 감성을 담은 ‘호호당’의 전통 보자기로 포장해 품격을 더했다"고 소개했다.
그랜드 하얏트 서울은 오는 12일부터 9월10일까지 추석 선물 세트 7종을 '더 델리'에서 선보인다.
대표적인 추석 선물세트에 빠지지 않는 고기 선물세트의 경우 '1++ 한우 세트'부터 'LA 갈비 & 우대 갈비 세트', '호주산 양갈비 세트' 등으로 준비했다. 와인, 전통주 등이 포함된 햄퍼(선물 바구니)와 함께 더 델리의 달콤한 디저트로 구성한 대표 선물세트인 '홈페이드 스위트 세트'도 마련했다. 가격은 19만원부터 시작한다.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 호텔은 오는 16일부터 9월10일까지 다가오는 추석에 소중한 분들께 추석 선물 세트와 상품권을 판매한다. 추석 선물 세트 가격은 9만원부터 75만원(세금 포함)까지 구성했다.
호텔 셰프가 엄선한 자연산 버섯 세트, 섬진강에서 생산된 국내산 캐비아, 화이트와인을 포함한 간장 게장 세트 등이다. 최고가는 호주산 블랙 트러플과 이탈리아 바롤로 와인을 포함한 양념 갈비 세트다. 호텔의 애프터눈 티 세트(더 아트리움 라운지 하이티) 이용권 등 서비스 관련 상품권 선물도 다양하게 마련했다.
이같이 호텔들이 일찌감치 선물세트를 준비하고 나선 데는 코로나19 장기화로 호텔 선물세트 수요가 증가한 결과다. MZ(밀레니얼+Z)세대를 중심으로 작은 사치로 행복을 누리는 '스몰 럭셔리'와 소비로 과시하는 '플렉스' 문화가 확산해 호텔에서 보내는 바캉스와 식음료(F&B) 수요가 증가했다. 여기에 명절에 고향에 직접 가기보다 비대면으로 추석 선물을 보내는 문화가 확산하면서 프리미엄 선물들이 인기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랜드 하얏트 서울 관계자는 “지난해 추석의 경우 전년보다 판매가 약 10% 증가했다. 올해는 고객에게 더 많은 선택지를 제공하기 위해 가짓수를 늘렸다”고 설명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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