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대명'에서 '확대명'으로…기세 올린 이재명

입력 2022-08-07 18:04   수정 2022-08-08 09:16


더불어민주당 차기 당대표 선출을 위한 1·2차 순회경선에서 이재명 후보가 70%대 누적 득표율로 1위를 차지했다. 2위를 50%포인트 이상 따돌린 압승을 거둬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을 넘어 ‘확대명(확실히 대표는 이재명)’으로 초반 독주 체제를 굳히는 분위기다. 5명을 뽑는 최고위원 경선 권리당원 투표에서도 ‘친명(친이재명)’계의 선전이 두드러지며 ‘이재명의 민주당’이 가시화하고 있다.
이재명, 1·2차 순회경선에서 74% 득표
지난 6~7일 치러진 민주당 당대표 지역 순회경선 권리당원 투표에서 이 후보는 74.15%의 누적 득표율로 압승했다. 박용진 후보가 20.88%, 강훈식 후보가 4.98%로 뒤를 이었다. 1차는 강원·대구·경북에서, 2차는 제주·인천 지역에서 치러졌다.

이 후보는 7일 제주 난타호텔에서 열린 지역 합동연설회에서 “이기는 민주당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또 윤석열 정부를 ‘무능력·무책임·무대책 3무(無) 정권’으로 규정하고 “정권에 맞서 퇴행과 독주를 억제하고 국민의 삶을 책임지겠다”고 말했다. 그는 “슈퍼리치, 대기업을 위해 세금을 깎아주면서 서민을 위한 지역화폐·공공일자리·코로나 지원 예산은 줄이고 있다”며 정부에 각을 세웠다.

박 후보는 이 후보를 향해 맹폭했다. 그는 “지방선거 패배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이 후보가 출마한) 인천 계양을 공천은 어쩌다 그렇게 된 것이냐”며 “대선 패배 책임을 보궐선거 출마로 지고, 지방선거 패배 책임은 당대표 선거 출마로 지겠다는 말은 어이없는 궤변이고 비겁한 변명”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 후보는 ‘계파 없음’을 부각하며 자신이 ‘통합의 적임자’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 후보가 치고 나가면서 남은 두 후보 간 단일화 가능성도 주목된다. 강 후보는 이날 2차 경선 이후 “단일화가 본질은 아니다”며 신중한 입장을 유지했다. 반면 박 후보는 “단일화가 기폭제가 될 것”이라며 “아직도 단일화 기대를 접고 있지 않다”고 말해 온도 차를 드러냈다.
최고위원 경선에서도 이재명계 약진
친명계 최고위원 후보들의 선전도 눈길을 끌었다. 이 후보의 당대표 당선이 확실시되는 가운데 다음달 28일 열리는 전당대회에서는 최고위원회 구성에 더 관심이 쏠린다. 전당대회를 통해 선출하는 5명의 최고위원 중 친명 후보가 2명 이상 당선되면 ‘이재명의 민주당’이 더 공고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7일까지 권리당원 누적 득표율은 정청래 후보가 28.4%로 1위를 차지했다. 고민정 후보가 22.24%로 2위를 기록했다. 정 후보는 친명, 고 후보는 비명계로 분류된다. 3~5위는 박찬대(12.93%), 장경태(10.92%), 서영교(8.97%) 후보로 친명계 의원이 대거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이 후보와 현장 행보를 같이하며 ‘러닝메이트’를 자처하고 있다.

‘친낙(친이낙연)’ 윤영찬 후보는 7.71%로 6위에 그쳤다. 비명 의원들인 고영인(4.67%), 송갑석(4.16%) 후보는 7~8위를 기록했다. 민주당 전당대회 본투표는 대의원 30%, 권리당원 40%, 국민 여론조사 25%, 일반 당원 5% 비율로 이뤄진다. 순회경선은 오는 13일 부산·울산·경남, 14일 세종·충청·대전, 20일 전북, 21일 광주·전남, 27일 서울·경기 등을 돌며 이어진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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