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 쿠바의 대형 석유 저장 단지에서 벼락으로 인해 화재가 발생한 순간이 영상으로 공개됐다.
6일(현지 시각)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화재는 전날 오후 8시쯤 수도 아바나에서 동쪽으로 100㎞쯤 떨어진 항구도시 마탄사스의 석유 저장 단지 내부서 발생했다. 2만5000㎥의 원유가 저장돼 있던 탱크에 벼락이 내리꽂히며 대형 폭발을 일으켰다.
불길은 순식간에 옆 탱크로 옮겨붙었고 4차례 폭발이 이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트위터 등 각종 소셜미디어에 공유된 당시 상황이 담긴 영상에는 거대한 붉은 화염이 피어오르며 하늘 높이 치솟는 모습이 담겼다.
쿠바 당국이 지금까지 공식적으로 확인한 사망자는 1명이다. 또 121명이 다쳐 36명이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그중 5명은 위독한 상태다. 폭발 이후 인근 지역 주민 1900여명은 다른 곳으로 긴급 대피했다. 당국은 화재로 인한 연기가 아바나까지 닿은 만큼, 시민들에게 산성비를 조심하라고 당부했다.
당시 단지에는 총 8개의 석유 탱크가 설치돼 있었다. 소방당국은 신속하게 인근 바닷물을 퍼부어 추가 피해를 막았으나, 완전 진압에는 애를 먹고 있다. 당국은 인근 멕시코와 베네수엘라 등에 도움을 요청해 현장을 정리 중이다.
평소 연료 부족과 정전에 시달려온 쿠바에게 이번 사고는 매우 치명적일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아직까지 유실된 기름의 양은 밝혀지지 않았다.
한편 최근 세계 곳곳에서 벼락으로 인한 인명 피해가 발생하며 불안함을 안기고 있다. 일각에서는 기후 변화로 인해 번개 발생 횟수가 늘어나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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