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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고점 대비 주가가 69%나 떨어진 금융서비스업체 페이팔을 두고 ‘저점 매수론’이 힘을 얻고 있다. 시장 기대를 웃돈 실적을 낸 가운데 비용 절감과 주주 환원 정책에 집중하기로 한점이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8일 투자전문매체 배런스에 따르면 모건스탠리는 지난주 페이팔의 목표 주가를 129달러에서 134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바클레이즈(125→131달러), RBC캐피털(92→118달러), 웰스파고(97→123달러) 등도 목표주가를 끌어올렸다. 투자정보매체 벤징가에 따르면 이달 페이팔을 평가한 투자업체 12곳 중 11곳이 목표주가를 상향했다. 배런스는 “핵심 사업이 여전히 견실한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다”며 페이팔의 주가 전망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페이팔은 코로나19 유행으로 비대면 거래가 활성화되면서 특수를 누렸던 온라인 결제 플랫폼 기업이다. 하지만 올 들어 팬데믹(감염병 대유행) 완화로 오프라인 소비가 늘어나면서 투자자 이탈이 이어졌다. 이 회사 주가는 지난 5일 95.32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7월 기록했던 최고치(308달러)와 비교하면 1년여 만에 주가가 69%나 떨어졌다.
투자업계에선 페이팔 주가가 “저점을 찍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지난 2일 발표한 2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를 웃돌아서다. 이 회사는 지난 2분기 매출 68억1000만달러(약 8조9000억원)를 기록했다. 시장 예상치(67억9000만달러)를 웃돌았다. 페이팔이 내놓은 올해 조정 주당순이익(EPS) 예상치(3.87~3.97달러)도 시장 예상치(3.82달러)를 상회했다. 행동주의 펀드인 엘리엇이 페이팔 주식 약 20억달러(약 2조6000억원)를 매입한 사실이 알려진 점도 투자자들의 기대를 키웠다.
페이팔이 비용 절감과 주주 환원에 집중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이 업체는 그간 실적 발표에서 금융 관런 서비스를 통합한 ‘수퍼 앱’을 내놓겠다는 구상을 밝혀왔지만 지난 2분기 실적 발표에선 이 내용이 빠졌다. 대신 댄 슐만 페이팔 최고경영자(CEO)는 “사업 초점을 좁혔다”며 “수익성을 끌어올리고 비용을 절감하는 데에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페이팔은 올해 9억달러, 내년 13억달러의 비용을 줄일 계획이다. 잉여현금흐름의 75% 이상을 투자자에게 환원하고 150억달러 규모 자사주를 매입하는 계획도 함께 발표했다.
램지 엘아살 바클레이즈 애널리스트는 “페이팔이 사업 전략의 초점을 또렷하게 맞췄다”며 “비용 절감과 영업이익률 확대를 목표로 함에 따라 투자자들의 평가도 전환기를 맞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보수적인 의견을 내놓은 투자자도 있다. 미국 투자은행인 BTIG의 마크 팔머 애널리스트는 투자의견으로 ‘중립’ 평가를 내놓으며 “페이팔이 성장보다 수익성 개선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건 향후 폭발적인 사업 확장을 기대하긴 어렵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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