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뱅크, 30.5조원 최악 적자

입력 2022-08-08 17:13   수정 2022-08-16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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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뱅크그룹이 쿠팡 등 투자기업의 주가가 급락하면서 분기 기준으로 역대 최대 규모의 적자를 냈다.

소프트뱅크그룹은 올해 4~6월 3조1627억엔(약 30조5299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고 8일 발표했다. 회사 역사상 가장 큰 분기 손실이다. 연간 기준으로 일본 기업 역사상 두 번째로 큰 규모의 적자였던 지난해(-1조7080억엔)의 두 배에 달했다.

소프트뱅크그룹은 1~3월에도 2조1006억엔의 적자를 냈다. 소프트뱅크그룹이 2분기 연속 적자를 낸 건 2005년 후 17년 만이다. 2005년은 소프트뱅크그룹이 통신사업에 처음 진출하면서 대규모 투자를 하던 때였다.

글로벌 주식시장이 부진에 빠지면서 소프트뱅크그룹의 손실이 불어났다는 분석이다. 투자한 기업의 가치가 곤두박질쳤기 때문이다.

미국 도어대시, 한국의 전자상거래 기업 쿠팡 등 소프트뱅크그룹이 투자한 상장 기업의 주가는 지난 2분기 큰 폭으로 하락했다. 비상장 투자기업의 가치도 크게 떨어졌다. 소프트뱅크그룹이 운용하는 세계 최대 벤처캐피털 비전펀드가 투자한 스웨덴의 후불결제기업 크라나의 기업가치는 7분의 1로 추락했다. 회사는 비전펀드 투자인력을 감원할 예정이다.

대규모 적자가 이어지자 소프트뱅크그룹은 현금을 마련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소프트뱅크그룹은 보유하고 있던 우버 주식 전량을 4~7월 중 투자단가 이상으로 매각했다고 발표했다.지난 4일 파이낸셜타임스와 블룸버그통신 등은 소프트뱅크그룹이 보유 중인 알리바바 주식 3분의 1을 처분해 220억달러(약 28조8000억원)를 확보했다고 전했다.

비전펀드 운용을 시작한 2017년 이후 소프트뱅크그룹의 실적은 기록적인 흑자와 적자를 오가고 있다.

소프트뱅크그룹은 매 분기 투자 대상 기업의 가치를 측정한 평가손익을 실적에 반영한다. 비전펀드의 투자 성적에 따라 그룹 실적이 출렁이는 구조가 됐다. 회사는 이날 4000억엔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도 발표했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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