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역대급 폭우로 다수의 차량 침수 피해가 발생했다. 아직 공식 집계되지는 않았지만 업계에선 어제 하루에만 약 2000~3000대의 차량이 침수 피해를 당한 것으로 보고 있다. 때문에 중고차 예비 구매자들은 침수차가 중고차 시장에 대거 유입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만약 차주가 침수차로 신고하고 보험처리를 하는 경우 보험개발원이 운영하는 카히스토리 사이트에 기록이 남아 구매자가 확인할 수 있지만, 보험처리를 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정비업소에 수리·청소를 맡긴 경우 침수차임을 확인하기 어렵다.
전문가들은 먼저 안전벨트를 끝까지 당겨서 오염 여부를 확인해볼 것을 권한다. 안전벨트에서 세제 냄새가 나거나 얼룩이 있는 경우, 또는 교체 흔적이 있다면 침수차일 가능성이 높다.
보통 침수차의 경우 딜러가 안전벨트 자체를 신품으로 교환하기도 한다. 상대적으로 교체가 쉬운 앞좌석 안전벨트 뿐만 아니라 교환이 까다로운 뒷좌석 안전벨트도 끝까지 당겨보는 것이 침수차를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다.
차 안 냄새도 확인해야 한다. 침수차는 특유의 습한 냄새, 곰팡이 냄새처럼 퀴퀴한 냄새가 날 가능성이 높다. 차의 모든 문을 닫고 에어컨을 작동시켜서 악취가 나는지 살펴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건조과정을 거쳤어도 침수된지 얼마 지나지 않은 차라면 악취가 일부 남는다.
엔진룸에 마련된 퓨즈박스가 주행거리와 대비해 지나치게 새 것이라면 침수를 의심해야 한다. 퓨즈박스는 침수가 됐다면 고장이 날 수밖에 없다. 침수차의 퓨즈박스는 신품으로 교체했을 가능성이 크다. 퓨즈박스를 고정하는 볼트나 배선 등을 확인해보는 것이 좋다.
침수차라도 시트의 경우 교체보다는 세척을 택하는 경우가 많아 시트 아랫부분에는 흔적이 남는다. 시트 아랫부분은 젖으면 잘 마르지도 않아 얼룩이나 곰팡이, 흙 등의 잔해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 시트를 지지하는 철 부품 등에 녹이 슬었을 확률도 높은 편이다. 연료 주입구 근처에 오염물질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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