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은행권에 따르면 인천시는 내년 1월부터 2026년 12월까지 시 자금을 운용할 금고 은행을 10일 발표할 예정이다. 인천시금고는 약 12조원을 운용하는 1금고(일반회계·공기업특별회계·기금운용)와 약 2조원 규모의 2금고(기타특별회계)로 나뉜다. 지금은 신한은행이 1금고를, 농협은행이 2금고를 맡고 있다. 이번 1금고 쟁탈전엔 신한 하나 국민은행이 뛰어들었다. 2금고에는 농협 국민 하나은행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인천시 1금고 경쟁에선 ‘금고 업무 관리 능력’이 승부를 가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내년 1월 인천시의 세금 납부 시스템인 이택스(ETAX)가 행정안전부의 통합시스템으로 바뀔 예정인데, 이 작업을 얼마나 수월하게 처리할 수 있는지가 승부처가 될 것이란 분석이다.
신한은행은 지난 16년간 인천 시금고 운영을 맡아온 데다 2년 전부터 인천시와 함께 시스템 변경과 관련한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했다. 하나은행은 대전 시금고 등을 통해 행안부의 통합시스템을 다루고 있으며 관련 노하우가 풍부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하나은행은 청라국제도시에 계열사와 각종 시설을 한데 모은 ‘하나드림타운’을 조성하는 등 인천시 투자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인천시에 이어 오는 18일엔 수원 시금고 은행 입찰 결과가 발표된다. 수원 시금고는 기업은행이 1964년부터 58년째 맡고 있다. 이번 입찰엔 국민은행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경기도 2금고 사업자로 선정되면서 경기 지역 내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서울에선 이달 말까지 25개 자치구의 금고 사업자 선정 절차가 마무리될 예정이다. 현재 금고지기는 우리은행(1금고 18개·2금고 4개), 신한은행(1금고 5개·2금고 1개), 국민은행(1금고 2개·2금고 1개)이 나눠 맡고 있다. 오는 10월엔 1000조원에 달하는 국민 노후 자금을 관리하는 국민연금공단이 주거래은행을 선정한다. 5년 전 우리은행에 금고지기를 내준 신한은행을 비롯해 국민 하나은행 등이 치열한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시중은행이 기관 영업에 집중하는 이유는 안정적으로 대규모 자금을 조달할 수 있어서다. 인터넷전문은행이 뛰어들 수 없는 사업이기도 하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