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프리미엄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한경 긱스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사용자들이 이용하기 쉬운 서비스를 만들어 블록체인 생태계 대중화에 기여하는 것이 저희 목표입니다. 인터넷의 편의성을 대폭 높인 크롬, 네이버 같은 브라우저처럼요. ” (김승현 블록웨이브랩스 대표)
블록체인 기술에 대해서는 여러 시선이 존재한다. 실체가 불분명한 사기라는 부정적인 시선이 있고, 지금의 인터넷처럼 보편화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기술 자체보다는 매력적인 투자 상품으로 보고 열광하는 이들도 존재한다. 그럼에도 이들 대다수가 공통으로 느끼는 한 가지는 '블록체인은 어렵다'는 것이다. 기술적인 개념뿐 아니라 관련 서비스들 역시 이용자 입장에서 복잡하고 어렵게 구성돼 있다.
크립토 업계에서 이를 중요한 문제로 인식하게 되면서 블록체인 서비스의 편의성을 높이려는 기업, 서비스들이 속속 생겨나고 있다. 블록웨이브랩스 팀도 그중 하나다. 한경 긱스(Geeks)가 김승현 블록웨이브랩스 대표를 지난 5일 서울 강남에서 만났다.
블록체인에 매료...휴학하고 창업 결심
2020년 9월 뭉친 블록웨이브랩스 팀은 블록체인 네트워크 이용자들의 사용성을 개선하기 위한 상품과 이를 쉽게 만들 수 있는 각종 부품을 만들기 위해 사업을 시작했다.김 대표는 “블록체인은 인터넷과 거의 유사한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며 "1990~2000년대 인터넷 시대에 하드웨어, 운영체제(OS), 브라우저 등 관련 부품들이 많아지며 빠르게 성장했듯 블록체인도 비슷한 속도와 방향성을 갖고 성장하리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고 창업 취지를 설명했다.
서울대 경영학과 1학년에 재학 중이던 김 대표는 블록체인의 가능성을 보고 창업을 시작했다. 그는 “블록체인은 미래의 인터넷처럼 확산할 수 있는 기술이라고 생각했는데 대부분의 사람에게 와닿지 않고 있었다"며 “사람들이 블록체인을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상품을 만들어 시장을 개척하고 싶었다"고 했다.
그는 블록체인 커뮤니티 '논스' 출신 멤버이기도 하다. 논스는 DSRV, 해치랩스 등 유명 블록체인 창업팀들이 거쳐간 곳이다.
블록체인 인프라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가상자산을 담아둘 수 있는 지갑, 최적화된 네트워크를 선택하고 운용할 수 있는 참여자, 지갑에 쌓이는 기업과 고객의 자산에 대한 운용 솔루션 등이 필요하다. 회사는 이러한 솔루션을 미리 구축해 부품처럼 제공함으로써 블록체인 대중화를 이끌겠다는 목표다.
각종 지갑, NFT 한곳에 보관
첫 주력상품은 '멀티월렛 대시보드'인 ‘MEPE’이다. 블록웨이브랩스 팀은 지난달 열린 세계적인 해커톤 ''코스모스 핵아톰(HackATOM)'에서 우승해 관련한 사업발표 기회를 가졌다. 핵아톰 우승자는 블록체인 개발자 콘퍼런스 '비들아시아2022'에서 발표 기회가 주어진다. 김 대표는 이 자리에서 블록웨이브랩스의 신제품 MEPE 서비스를 발표했다.
블록체인 생태계에서는 지갑은 이용자와 블록체인 세계를 잇는 사다리다. 인터넷에 접속할 때 브라우저를 통해 접속하듯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접속하려면 지갑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금전 거래를 할 수 있고, 대체불가토큰(NFT)을 담을 수 있다.
문제는 지갑이 너무 많다는 점이다. 인터넷은 어떤 브라우저를 통해도 ‘WWW’ 하나로 접속하게 되지만, 블록체인은 네트워크마다 필요한 지갑이 다르다. 비트코인, 이더리움, 솔라나, 폴리곤 등 운영체제하에 지갑 주소를 생성하려면 각자 체계가 다르기에, 각각 다르게 만들어야 한다. 깔아야 하는 앱이 점점 늘어나게 되는 셈이다.
MEPE는 많은 체인에 흩어져 있는 지갑을 하나로 연결해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 또, 하나의 체인에 예치한 가상자산을 다른 체인에서도 쓸 수 있는 유동화 기능을 지원하고, 친구추가 및 NFT 기반 커뮤니티 기능을 추가해 사용성을 개선했다.
"스마트폰이 등장하고 나서야 모바일 인터넷을 본격적으로 쓰게 됐잖아요. 앱스토어에서 다운받으면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고요. 그전에 모바일 인터넷을 생각해보면 가운데에 네이트 버튼 실수로 눌러서 요금 왕창 나오고…뭔가 이용해선 안 되는 것이었는데 말이죠.(웃음) "
B2B 서비스로 사업 확장
김 대표는 기업 간 거래(B2B) 서비스도 조만간 본격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납기일 준수, 안전 사항 준수, 보안 등 기술이 필요한 기업들에 솔루션을 공급할 것"이라며 "주요 기업들과 협의중"이라고 덧붙였다."블록체인의 장점은 분명해요. 인터넷 서버는 다른 기업이랑 공유를 할 수 없지만 암호화, 분산 기술을 기반으로 한 블록체인 체계에서는 공유할 수 있죠. 상호운용성(interoperability)에 최적화돼 있달까요. 인터넷처럼 블록체인은 우리에게 제공해줄 수 있는 게 많다고 생각해요. 암호화폐 외에도 다양한 산업에 무궁무진한 확장성을 가져다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최다은 기자 max@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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