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의 홈트레이딩시스템(HTS)과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이 전산 장애로 15시간 이상 '먹통'이 돼 투자자들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트레이딩시스템을 이용한 거래가 불가능해 해외주식과 파생상품 투자자들의 손실이 큰 것으로 추정된다. 회사 측은 현재 복구가 완료됐으며 전산장애로 손실을 본 투자자들의 경우 절차에 따라 보상하겠다고 밝혔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투증권의 HTS와 MTS는 전날 오후 4시부터 이날 오전 7시 15분까지 접속이 되지 않았다. 대형 증권사에서 이만큼 장시간 전산 장애가 발생한 것은 이례적이다. 트레이딩시스템뿐만 아니라 홈페이지 등 내부 전산까지 멈춘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한투증권은 접속이 불안정한 홈페이지 대신 유튜브를 통해 "전원 공급 문제 해결이 지연돼 시스템 접속이 불가능한 상태"라며 "8일 미국 정규 시장 주문 수탁을 정상적으로 수행할 수 없음을 안내드린다"고 밝혔다.
이번 전산장애로 해외주식과 파생상품 투자자들의 손실이 클 것으로 추정된다. 오후 5시부터 거래를 시작하는 미국주식 장전(프리마켓) 거래는 물론 정규장 거래에도 차질이 생겼다.
초단타 매매가 필수적인 선물·옵션투자자들의 불만도 크다. 파생상품 투자 시 오버나잇(포지션을 다음날로 넘기는 전략)은 극히 예외적인 경우에만 하기 때문이다. 한투증권의 서비스가 모두 마비된 상황에서 고객들은 이같은 상황을 설명하는 공지 문자조차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집중호우로 인해 전산 오류가 발생한 것이라는 일부 보도에 대해 한투증권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이 증권사 관계자는 "전산기계실 전원 공급 불안정 문제가 원인"이라며 "다만 구체적인 사고 원인은 여전히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투증권은 전산장애로 인한 재산상 피해에 대해 절차에 따라 보상한다는 입장이다. 이 증권사 관계자는 "시스템 이용에 따른 불편으로 8일 매도를 못한 경우 9일 동시호가 또는 접속가능한 가장 빠른 시간에 매도해 손실이 확정된 건에 한해 12일까지 피해 접수시 보상하겠다"며 "한투증권 모든 임직원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관련 업무 프로세스를 개선하고 시스템 안정화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서형교 기자 seogy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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