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이 10일 차기 당권 도전 가능성을 시사했다. 나 전 의원은 지난 당대표 선거에서 이준석 대표에게 밀려 당권을 놓친 바 있다.
나 전 의원은 이날 오전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조기 전당대회가 열린다면 당권 도전 의사가 있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사실 지금까지는 적극적으로 고민하지 않았는데, 지금부터는 고민하려고 한다"고 답했다.
나 전 의원은 김기현·안철수 의원 등 차기 당권 주자들이 최근 '몸풀기'에 나선 것에 대해선 "저도 다선(多選) 정치인 아니냐"며 "그러면 그 사람의 정치 역사나 이력은 국민과 당원들이 더 잘 아실 것이다. 정치인이라면 언제나 몸이 풀려 있다"고 했다.
조기 전당대회 개최 시기에 대해선 "국정감사를 9월 말이나 10월 중순까지 하게 될 텐데, 국감 기간을 피하자는 게 몇 분의 생각인 것 같다"며 "주호영 비상대책위원장은 정기국회 끝나고 하자고 이야기하는데, 그 중간에도 가능하지 않냐"고 했다.
나 전 의원은 주 위원장에 대해선 "포용적인 면이 있는 분이라 '관리형' 비대위원장으로서는 직무를 잘 수행하실 것"이라면서도 "실질적으로 비대위가 혁신을 한다는 건 (어렵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현재 비대위 임기와 성격을 '2개월·관리형'으로 설정할지, '최소 5개월 이상·혁신형'으로 가야 할지를 두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상태다.
관리형 비대위에 힘을 실은 나 전 의원은 "당이 정기국회를 앞두고 얼마나 혁신할 수 있느냐의 문제도 있다"며 "선출된 권력이 혁신을 제대로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비대위 전환에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한 이 대표에 대해선 "뜻대로 안 될 때는 한 걸음 물러나고 내려놓자는 말을 하고 싶다"며 "당에 대한 애정이 있으면 당이 파국으로 가는 건 막고, 내려놓지 않을까 마지막 기대를 한다"고 했다.
한편, 한길리서치가 쿠키뉴스 의뢰로 지난 6~8일 전국 유권자 1006명을 대상으로 차기 당대표 적합도 여론조사를 실시해 이날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유승민 전 의원이 23%로 1위를 기록했다.
이어 이준석 대표 16.5%, 안철수 의원 13.4%, 나경원 전 의원 10.4%, 주호영 비대위원장 5.9%, 김기현 의원 4.4%, 정진석 의원 2.6%, 권성동 원내대표 2.5%, 장제원 의원 2.2% 등이 뒤를 이었다. 잘 모름 및 무응답은 19.1%다.
이번 조사는 ARS 여론조사(무선 89.0%·유선 11.0%)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4.6%,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 3.1%포인트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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