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지사는 세상의 변화보다 앞선 혁신을 강조한다. 관료제 위기의 핵심이 ‘속도와 분업의 위기’에 있다고 진단했기 때문이다. 공무원 조직이 정보나 기술 습득에 늦어 변화에 뒤처지는 것이 속도의 위기다. 칸막이 없는 소통과 협력이 요구되는데 분업적 기능으로 설계돼 관료제가 태생적 한계를 지녔다는 게 그의 분석이다.
이 지사는 이희범·정종섭 전 장관 같은 전문가를 경북의 기관장으로 모셔 와 이들의 인맥을 활용, 인재를 널리 구해 경북도정을 바꾸고 있다. 화요일 새벽 국내 최고의 인재를 초빙해 공부하는 ‘화공특강’은 174회를 넘어섰다. 실오라기 같은 인연도 한 번 맺으면 동아줄로 키워 성과를 내는 게 그의 특기다.
이 지사의 관심과 지향은 지방 소멸의 대안을 만들고 미래 대한민국 살리기에 맞춰져 있다. 경북이 국내 지자체 가운데 최초로 네 개를 유치한 규제자유특구의 작동 원리는 규제 없는 환경에서 새로운 기술과 서비스를 ‘실증’하는 것이다. 실증은 아이디어를 증명(proof of concept)하는 작업이다. 그가 지향하는 특구의 최종 지향점은 ‘수도권 병’을 치료하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드는 것이다. 그 모델을 경북이 먼저 실험하고 증명해 대안을 마련하자는 것이 ‘경북 다시 대한민국의 중심으로’라는 민선 8기 슬로건이다.
안동=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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