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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가족 음식상 차리는 데 들어가는 배추·무·양파·감자 등의 사정은 더 심각하다. 무(65.6%), 양파(64.5%) 등 상당수 품목이 작년 대비 50%를 넘나드는 상승률을 보였다. 한 대형마트가 현재 소매가격을 기준으로 추산한 차례상 차림 비용(20개 품목)의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은 평균 14.2%다. 품목별로는 배추(1포기) 76.8%, 밀가루(1㎏) 43.3%, 무(1개) 39.3% 순으로 상승폭이 컸다.
이 가운데 농·축산물과 과일은 도매시장에서의 가격 오름세를 감안할 때 추석이 다가올수록 상승폭이 커질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전을 부치는 데 쓰이는 식용유, 밀가루 등의 가격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여파로 급등한 점도 상차림에 부담을 더할 요인으로 꼽힌다.
사과의 경우 다른 작물에 비해선 사정이 나은 편이다. 하지만 이른 추석으로 평소 같으면 마트 매대에 올리지 못할 정도로 상품성이 떨어지는 사과까지 수확해야 하는 게 농가와 유통업계의 걱정거리다.
지금은 8월 중순부터 본격적으로 출하해야 할 홍로가 햇빛을 받아 붉어져야 하는 시기인데, 늦장마로 햇빛을 거의 받지 못했다는 것이다. 권인하 농협 경북 문경거점산지유통센터 팀장은 “올해는 알이 굵은 사과 비중이 높아 작황은 다른 작물에 비해 나쁘지 않은 편”이라면서도 “하루빨리 출하해야 하는데 이렇게 햇빛을 받지 못하면 상품 사과를 구하기 쉽지 않다”고 했다.
대형마트 바이어들도 비상이 걸렸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올해는 사과의 붉은 기온이 덜하더라도 일단 물량부터 최대한 확보하기로 했다”며 “색상과 크기 등 품질에 따라 가격 차도 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늦은 장마도 악재다. 무, 감자 등 가을에 재배하는 작물들의 파종 시기가 다가오는데 땅에 물이 고여 있으면 종자나 육묘가 부패해 출하량이 급감할 우려가 있다. 겨울 이전에 수확해야 하는 만큼 생육 기간이 짧아져 품질이 떨어지는 문제도 발생한다. 이에 따라 배추는 물론 양파, 마늘 등의 강세가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많다. 전남 함평의 한 양파 농가 관계자는 “양파 수확 시기는 6월로 올해 농사는 마무리됐다”며 “가뭄이 심해 작황이 매우 부진했다”고 설명했다.
팜에어·한경 농산물가격지수(KAPI)를 산출하는 예측 시스템 테란은 현재 ㎏당 6000원대 중반인 마늘이 11월 7200원대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애그테크 기업 록야의 권민수 대표는 “농사 현장에선 최근 3~4년간 장마가 늦어지는 문제를 계속 제기했지만, 대비책이 마련되지 않았다”며 “정부가 나서 생산자가 참고할 만한 매뉴얼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경제/이미경 기자 hank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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