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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의 국제학술대회라 모든 어려움을 다 묻어버릴 정도로 즐겁고 활기찼다. 전 연구자가 다 모이니 발표주제도 가까운 태양부터 외계행성, 블랙홀 등을 거쳐 우주의 끝까지 천문학의 전 영역이었다. 여기에 천문학 대중 활동과 관측 자료처리 방법, 관측 장비 개선 등도 포함됐다. 특히 행성 관측 연구는 더 이상 발견이 중요한 주제는 아니었고, 이제는 행성의 대기 연구부터 유기 생명체의 존재를 찾는 연구로 넘어갔다.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의 첫 영상에서 행성 대기에 물이 존재한다는 증거를 보인 것도 같은 이유다.
이번 총회의 주제는 ‘모두를 위한 천문학(Astronomy for ALL)’이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 천문학 교육을 이어가는 개발도상국의 지원과 천문학에 관심이 있든 없든 모든 대중의 관심을 이끌기 위한 주제다. 한마디로 천문학을 일상으로 가져가자는 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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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주에는 별 보기 행사도 열렸다. 많은 아마추어 천문가들이 직접 자신의 망원경과 관측 장비를 가지고 참여했다. 태양도 별이니, 한낮에 태양을 보는 행사였다. 구름이 많아 내내 볼 수 없었지만 해가 지고 구름 사이로 달이 나타나면서 환상적인 분위기가 연출됐고, 토성까지 살짝 볼 수 있었다. 아이들은 망원경을 만들어보고 여러 가지 체험을 즐기면서 망원경을 통해 휴대폰으로 달을 찍어 보기도 했다. 도시의 높은 건물과 어우러져 달과 별이 떠 있고, 그 사이에 구름이 떠다니는 모습을 상상해 보라. 학회장에서는 천문학의 대중화를 위한 다양한 논의를 하고 있었는데 밖에서는 이미 이뤄지고 있었다.
국제천문연맹총회는 천문학계의 올림픽이라고 할 수 있는 행사다. 차이가 있다면 경쟁하지 않고, 어떻게 하면 서로 돕고, 연구를 같이할 수 있을까를 논하는 자리다. 천문학은 자연의 근원적인 이유를 알아내고, 새로운 미래를 기대할 수 있게 한다. 개인적으로 총회 참석은 명왕성이 행성 대열에서 퇴출당했던 2006년의 총회에 참석한 후 15년 만인데, 한국에서 개최되는 총회가 코로나19로 인해 1년 전부터 많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모두를 위한 천문학’ 행사로 멋지게 결과를 이뤘다.
전영범 한국천문연구원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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