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뱅크가 韓소뱅벤처스 매물로 내놓은 이유는

입력 2022-08-11 15:34   수정 2022-08-17 10:14

이 기사는 08월 11일 15:34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소프트뱅크그룹이 국내 벤처캐피탈(VC) 법인인 소프트뱅크벤처스를 매각한다. 그룹 대표 펀드인 비전펀드가 천문학적인 손실을 기록한 상황에서 전세계로 흩어진 투자조직을 효율화하고 현금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최근 인수설 중심에 섰던 신세계그룹과의 협상은 무산돼 원점에서 새 주인을 찾는 것으로 알려졌다.

1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소프트뱅크그룹은 소프트뱅크벤처스 지분 전량을 매각하기 위해 시장 상황을 살피고 있다. 소프트뱅크는 100% 자회사인 소프트뱅크코리아를 통해 VC 투자를 전담하는 소프트뱅크벤처스 지분 전량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회사의 순자산은 1208억원으로, 예상 거래가격은 약 1500억~2000억원 수준이 거론된다. 최근 VC 운용사들의 거래 가격의 기준이 됐던 PBR(주가순자산비율) 1배 수준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붙인 가격이다.

현재까지 인수 의사를 밝힌 국내 전략적투자자(SI)와 재무적투자자(FI)는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매각 측은 신세계그룹과 몇 차례 접촉해 논의해왔지만, 협상이 불발돼 새 후보를 물색하는 단계로 알려졌다. 일부 해외 기업이 초기단계에서 인수전 참여 여부를 살피고 있다.

2000년 설립된 소프트뱅크벤처스는 올해 1분기 기준 총 10개의 벤처펀드를 운용하는 국내 대표 VC로 성장했다. 2018년 처음으로 운용자산(AUM) 1조원을 돌파해 현재 1조651억원까지 규모를 키웠다. 주로 국내에서 시리즈A 등 초기 단계 스타트업에 투자해왔다. 아이유노미디어·네이버제트(제페토 운용사)·소다 등이 대표 포트폴리오다. 지난해엔 초기 투자한 하이퍼커넥트(2조원), 래디시(5000억원) 등이 지난해 각각 매치그룹과 카카오에 매각되며 '잭팟'을 거두기도 했다. 소프트뱅크벤처스가 발굴한 초기기업에 소프트뱅크 본사가 비전펀드를 통해 후속 투자하는 등 본사와의 협업도 이어져왔다.

소프트뱅크는 이번 매각 이후 한국에서 철수하기보단 투자조직을 일원화하려는 목적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소프트뱅크는 지난 8일 창사이래 사상 최대인 분기 30조원 이상의 평가 손실을 발표했는 데 이중 91%(약 2조9000억엔)가 비전펀드를 통해 투자한 포트폴리오에서 발생했다. 대부분 외부 투자자(LP)의 자금으로 운용하는 일반적인 펀드 구조와 달리 소프트뱅크는 비전펀드 내 자기자본 출자 비중이 크다. 이 때문에 본사 차원의 현금 확보도 절실한 상황이다.

매각 절차가 가시화하지 않았지만 적정 가격 산정을 두고도 진통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관계자들은 "투자한 기업들의 지분 가격을 일일이 평가해 운용사의 기업가치를 산정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입을 모은다. 대부분 초기단계 기업인 만큼 가치평가를 두고 기준을 마련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추후 운용사가 벌어들일 미래현금(DCF)을 추정하거나 유사기업의 몸값과 비교하는 방식으로 협상을 펼 것으로 보인다. 또 거래 과정에서 운용사의 주요 자산인 핵심운용역들이 회사를 떠날 리스크가 있는 점도 후보들의 고민일 것으로 보인다.

차준호 / 김종우 기자 chac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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