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뱅크그룹, 손정의 ‘인생딜’ 알리바바 주식 팔아 유동성 확보

입력 2022-08-11 14:49   수정 2022-08-11 14:50


일본 소프트뱅크그룹이 중국 전자상거래기업 알리바바 지분을 대량 처분해 현금 4조6000억엔(약 45조원)을 확보하기로 했다.

소프트뱅크그룹은 10일(현지시간) 이사회를 열고 뉴욕증시에 상장된 알리바바의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2억4200만주에 대한 선불선도계약(prepaid forward contracts) 관련 안건을 승인했다. 그동안 소프트뱅크그룹은 알리바바 주식을 활용한 선불선도계약을 은행들과 맺어 현금을 조달해 왔다. 계약 만기 전에 소프트뱅크그룹은 현금 또는 알리바바 주식으로 상환할 의무가 있다. 소프트뱅크그룹은 이번 선불선도계약을 통해 4조6000억엔을 확보하고 대신 거래 상대방에게 추후 알리바바 주식을 넘기기로 했다. 선불선도계약 대상이 된 알리바바 주식은 전체 지분의 9% 가량이다. 이에 따라 소프트뱅크그룹의 알리바바 지분율은 23.7%(6월 말 기준)에서 14.6%로 떨어지게 된다.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에게 알리바바는 각별한 의미가 있다. 손 회장은 2000년 알리바바에 2000만달러를 투자해 세계 벤처캐피털(VC) 역사상 손꼽히는 수익률을 올렸다. 이를 통해 손 회장은 기술기업 투자자로서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마윈 알리바바 창업자와 손 회장은 상대 회사의 이사회에 참여하는 등 각별한 유대관계를 맺기도 했다.

그러나 소프트뱅크그룹이 지난 4~6월 회사 역사상 최악인 3조1627억엔(약 31조원)의 분기 순손실을 내면서 재무 안정성 우려가 커졌다. 소프트뱅크그룹이 투자한 상장·비상장 기업들의 가치는 급락했다. 이에 소프트뱅크그룹은 앞서 우버 주식 등을 처분하며 유동성을 확보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중국의 빅테크(대형 기술기업) 규제, 중국 전자상거래 업계의 경쟁 심화 등으로 알리바바 주식을 장기 보유할 유인도 약해졌다는 추측도 나온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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