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자율주행 스타트업 포티투닷 인수 마무리

입력 2022-08-12 09:32   수정 2022-08-17 09:19

이 기사는 08월 12일 09:32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현대자동차그룹이 자율주행 기술 스타트업인 포티투닷을 품었다. 2020년 로보틱스 스타트업인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사들인 뒤 두 번째 경영권 인수다. 자율주행 부문의 경쟁력을 강화해 미래 모빌리티 사업을 선점하기 위한 행보다.

1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이날 포티투닷의 최대주주인 송창현 대표가 보유한 지분 36.19%와 기존 소액주주들이 보유한 지분을 인수하는 작업을 마무리했다. 인수 금액은 약 4500억원이다. 포티투닷의 주주는 송 대표 36.19%, 현대 기아차 20.36%를 중심으로 롯데렌탈, 신한금융그룹 등 국내 기업과 벤처캐피탈(VC)들로 구성돼 있다. 이번 거래로 74.74%를 확보해 전체 현대차그룹 지분은 95.1%로 늘어났다.

이번 거래는 약 한 달여 만에 속전속결로 진행됐다. 현대차그룹이 지난 6월께 송 대표 측에 먼저 인수 제안을 하면서 전격 성사됐다. 현대차그룹은 구글의 웨이모 등 글로벌 자율주행 기업들과 경쟁하려면 직접 경영권을 확보해 키우는게 낫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포티투닷 입장에서도 기술 개발에 매년 수천억 규모의 투자금이 소요되는 만큼 장기적으로 회사 미래를 위한 결정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기존 주주 중에는 롯데렌탈이 유일하게 지분을 계속 보유키로 했다. 보유 지분은 4.9%다. 롯데렌탈은 지난해 말 포티투닷의 시리즈 A라운드에 참여해 250억원을 투자했다. 이외에도 스틱벤처스, 위벤처스·DA밸류인베스트먼트, 윈베스트벤처투자가 신규 투자자들이 대거 참여했다. 롯데렌탈을 제외하고 기존 주주 10곳 안팎이 이번 거래를 통해 투자금을 회수했다.

롯데렌탈은 포티투닷과 사업적 시너지를 계속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롯데그룹은 올해 들어 카셰어링 업체인 쏘카에 1800억원을 투자해 3대 주주에 오르는 등 모빌리티 분야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자회사인 롯데렌탈은 국내 오토렌탈 1위 사업자다. 롯데렌탈은 자회사 그린카의 카셰어링 서비스를 기반으로 자율주행과 전기차 부문에서 모빌리티 사업을 키울 방침이다.

포티투닷은 2019년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네이버 등을 거친 송 대표가 세운 스타트업이다. 코드42가 전신으로, 자율주행을 기반으로 모빌리티 서비스의 모든 과정을 다루는 타스(TaaS· 포괄적 교통 서비스) 환경을 조성하는게 핵심 사업이다. 도심형 통합 플랫폼 '유모스(UMOS)'를 통해 자율주행차와 드론, 배달 로봇 등의 미래 이동수단을 통합해 차량 호출, 물류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스마트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포티투닷을 계열사로 편입시킬 계획이다. 송 대표는 그룹 내부에 남아 자율주행 사업 부문을 총괄 지휘하면서 인수후통합(PMI) 작업을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4월 모빌리티 총괄 본부를 신설하면서 초대 본부장으로 송 대표를 영입한 바 있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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