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차 주차구역에서 주차선 내에 정상 주차한 차주가 '주차선 바깥 쪽으로 주차하라'는 황당한 쪽지를 받았다는 사연을 공개해 화제다.
12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경차 주차 관련 문의'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현재 경차 레이를 몰고 있다는 글쓴이 A씨는 "요 며칠 아파트 경차 주차구역 관련 민원으로 마음고생을 좀 했다"며 "제가 경차 주차구역 빌런인 거냐"며 사연과 함께 사진을 올렸다.
A씨가 공개한 사진에는 레이가 경차 주차구역 끝자리에서 바깥 쪽 주차선을 밟고 주차돼 있는 모습이 담겼다.
A씨는 "중간에 들어가는 차가 주차하기 편하라고 나름 배려해서 항상 주차선을 살짝 밟은 채로 주차한다. 그런데 어제는 선 밖으로 삐져나오지 않게 주차를 했다. 그랬더니 아침에 차에 쪽지가 붙어 있더라"고 했다.
그가 받은 쪽지에는 '아줌마, 이 자리에 주차할 때는 주차선 바깥 쪽으로 주차해 주세요. 가운데 자리가 좁아서 다른 차들이 주차를 할 수가 없어요. 심보가 배려를 모르는 분 같음!'이라고 적혀 있었다.
A씨는 "주차선 안으로 주차해도 중간에 경차는 주차가 가능하다"면서 "예전부터 비슷한 쪽지를 3번 정도 받았는데 이번 쪽지가 가장 기분 나쁘다"고 토로했다.
이어 "저 쪽지의 주인은 경차가 아닌 차로 의심된다. 다른 경차 주차구역에도 끝자리 주차선에 맞게 주차하면 저렇게 쪽지가 붙는다. 경차만 주차하면 충분히 주차가 가능한데, 경차 아닌 차도 가능하도록 주차선 바깥으로 주차하라는 거 아니냐"면서 "주차할 곳이 없으면 이해하려고 했는데 주차할 곳도 많다"며 답답해했다.
해당 사연을 접한 네티즌들은 "배려해 주니까 갑질하려고 한다", "경차인데 굳이?", "주차선 안에 주차해도 충분히 가능한데 왜 저러냐", "배려가 계속되면 권리인 줄 안다", "주차선에 맞게 하면 되지 뭘 더 어쩌라는 건지", "아줌마인 줄은 어떻게 알았대" 등의 댓글을 남기며 대부분 A씨에 공감했다.
반면 일부는 A씨가 그간 주차 문제로 쪽지를 세 차례 정도 받았다고 언급한 부분을 토대로 평소 그가 어떻게 주차하는지를 먼저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공개된 쪽지의 내용은 상당히 불쾌하다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경차 전용 주차구역은 2004년 국토교통부가 도입한 제도로, 경차 보급 활성화와 온실가스 배출 감소 등을 위해 총 주차장 구역의 10% 이상을 경차 또는 전기차 같은 환경친화적 자동차 전용 주차 구역으로 지정하도록 하고 있다.
다만 전기차 전용 충전구역, 장애인전용 주차구역과 같이 위반 시 과태료가 부과되는 강제적인 규정은 없다. 경차가 아닌 차가 경차 주차구역에 차를 대더라도 법적으로 처벌 받지 않아 실효성에 대한 지적이 따르기도 한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관련뉴스